방향을 잃는 것은 인간의 일이다. 허수경 산문집, 오늘의 착각을 읽고 작년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허수경의 시 ‘수박’을 읽고 마음 깊은 곳에서 청량한 바람 한 줄기가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한 편의 시가 주는 감동은 실로 컸습니다. (이 글의 마지막에서 수박 시를 소개할게요.) 이번에 읽은 책은 바로 허수경 시인의 『오늘의 착각』입니다. 1964년에 태어나 2018년,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한 작가의 유고산문집입니다. 그녀의 사망소식이 신문에 실리던 날,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던 많은 사람들이 짧은 생을 살다간 작가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했습니다. 착각! 살아가면서 착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찌 보면 착각하기에 조금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