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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서대문 12

[책 읽은 서대문] 삶을 성찰하는 마음으로 읽은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가끔 주변에서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저 또한 얼마 전에 친구에세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는지 물어보았어요. 그때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 바로 황현산(1945~2018)의 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황현산 선생님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지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평론가이며, 많은 책을 번역하고 지은 책도 만다. 2018년도 타계한 그의 글은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은 오래 만나지 못했다가 만나는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는데 읽고 난 후의 감동이 매우 컸습니다. 모두 67편의 산문이 실려 있는데 유려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담백..

[책 읽는 서대문] 미래 문명 비판 문학의 고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1894~1963)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헉슬리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로 재치 있고 풍자적인 소설을 많이 썼으며 책을 통해 엄청난 양의 지적 정보까지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천재적인 작품을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20세기에 쓰인 미래소설인 는 1932년에 발표되었으니 거의 90년 전의 소설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 어쩌면 이렇게 미래를 내다보는 글(2500년을 배경으로)을 쓸 수 있었으며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과학 문명의 발달을 꿰뚫어 볼 수 있었을까 하는 놀라움이 컸습니다. 아주 오래 전임에도 과학의 발달로 인간이 모두 인공적으로 제고되는 미래 사회를 현실감 있게 그릴 수 있었을까요? 만들어질 때부터 계급이 정해지다니.. 알파계급, 베타계급, 델타계급, 감마계..

[책 읽는 서대문] 11월에 읽은 책, 신달자 시집 <살 흐르다>를 읽고

가을이 깊어가는 달, 11월에 신달자 시인의 시집 를 읽었습니다.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난 신달자 시인은 많은 시집과 에세이집을 발간했고 2012년에는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였어요. 몇 해 전 서대문구 50플러스센터에서 신달자 시인의 강연을 들었기에 공감되는 시가 참 많았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시가 많아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노래하고, 순간순간의 감정이 스며들어 있으며, 지나온 생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눈물겹기도 합니다. 황현산 선생님은 발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햇빛에 드러난 삶도, 삶은 자주 팍팍한 모래밭인데, 신달자 시인에게는 그럴수록 밀도 높은 시의 순간이 허공에 한 장 그림이 걸리듯 문득 치솟아 오르고 합니다. 신달자 시인은 어느 길목에서나 그 시를 만..

[책 읽는 서대문]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긴 고전, 10월에 읽은 책 <월든(Walden)>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이 읽고 있는 책입니다. 미국에서 1854년에 출간되었으니 약 160여 년이 훌쩍 지났고,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에 번역본이 출간되어 오늘날까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습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1862)는 미국의 저술가이며 사상가입니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했지만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일이나 목수 등으로 일하며 노동으로 생계를 잇고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28세부터 30세까지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2년여의 생활기록이자 자신의 내면 기록을 써 내려간 책입니다. 깊은 성찰과 따스한 울림을 주는 좋은 글을 쓴 저자가 폐결핵으로 4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책 읽는 서대문] 달밤이 소금을 뿌려놓은 듯..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계절마다 떠오르는 소설이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9월이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단편소설이 입니다. 지금 강원도 봉평에는 메밀꽃이 피기 시작했을 거예요. 해마다 9월이면 메밀꽃 축제가 열렸는데 지난 해 부터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이효석(호는 가산, 1907~1942)은 고향이 강원도 평창이며 1936년 이라는 문예지에 단펴소설인 을 발표했습니다. 문학계에서는 이 소설을 근대소설 최고의 단편이라고 합니다. 은 1920년대의 어느 여름 낮부터 밤까지,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을 배경으로 쓴 아름다운 단편입니다. 우리에게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구절인 '달밤에 소금을 뿌려놓은 듯 피어나는 메밀 꽃밭...'은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가요. '달밤'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책 읽는 서대문] 100여년 전에 쓴 러브레터를 읽다 "칼릴 지브란의 러브레터"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오로지 편지로만 문학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사상에 대한 견해를 나눈 책 「칼릴 지브란의 러브레터」를 읽었습니다.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레바논에서 태어나 1895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영국과 파리에서 체류했으며 1912년, 다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동한 뛰어난 시인이자 화가입니다. 「예언자」라는 신비로운 시의 필자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읽히고 있는 지브라의 저서인데, 이번에 읽은 러브레터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100여 년 전,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이 20여 년(1912년부터 1931년까지)에 걸쳐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

[책 읽는 서대문] 이해인 글모음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시집과 수필집을 여러 권 발간한 이해인 수녀님의 글모음 「사랑할 땐 별이 되고」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책은 연락이 끊긴 어떤 친구가 선물한 책인데, 그 친구가 책 속표지에 이렇게 적어둔 것을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어요. "우리들의 진정한 행복은 물건 구입도 아니요, 옷 잘 입는 일도 아니요, 남들이 가진 것 하나 더 갖는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순순한 언어의 나눔과 편안한 미소, 마음의 평안이 행복이 아닐까 해요" 그 친구의 말대로 그녀는 그런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겠지요. 짧은 글 한 편 한 편에 담긴 의미는 깊고도 따사로웠습니다. 작가가 생각하는 삶의 행복과 일상의 귀한 시간은 공감되는 부분이 아주 많았답니다. 모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 쉽지 않을 ..

[책 읽는 서대문] 찬란한 슬픔과 숭고한 빛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미국 작가인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었습니다. 깊은 울림과 함께 주인공 '마리암'에 대하여 오래도록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1965년에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불에서 태어났지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에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합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로 활동하는 틈틈이 소설을 썼고 2003년에 소설가로 데뷔를 했으며, 2007년 5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크고 작은 전쟁이 있게 마련이지요.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절망스럽고 극한 고통의 시간을 살아낸 두 여자의 위대한 삶의 여정을 따라가 보았습니..

[책 읽는 서대문]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나는 걷는다, 고로 철학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요즘, 건강을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걷기입니다. 걷기는 단순히 걷는 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색과 치유의 힘을 기르게 되지요.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은 색다른 책 읽기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는 그거 걷기란 무엇인지를 써 내려가는 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이 책의 저자인 프레데리크 그로는 프랑스 철학자로 파리12대학과 파리정치연구소의 정치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데 그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한 번 볼까요?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튀르 랭보, 장 자크 루소,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제라르드 네르발, 이마누엘 칸트, 마르셀 프루스트, 발터 벤야민..

[책 읽은 서대문] 명랑한 은둔자의 삶을 펼쳐보다

4월 어느 날, 친구와 전화를 하는 중에 친구가 를 읽고 있는데 참 재미있고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라는 말에 도서관에 대출이 가능한지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대출이 되어있어서 예약신청을 하고 오래 기다렸다가 드디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여인의 모습이 유화로 그려진 책 표지가 눈에 봄비처럼 스며들었습니다. '은둔자가 어떻게 명랑할 수 있지?'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캐럴라인 냅(미국 출생)이 쓴 회고록의 성격을 띠는 에세이인데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지금 현재 겪고 있을 법한 일들을 마치 내 일인 양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작가의 내면 이야기를 솔직하고 우아한 목소리로 고백하고 있는 글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고 그 솔직함에 매료되었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