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방문기 '예스럽다'라는 말을 입에 담은 지가 언제인지 아득합니다. 말은 사람의 정신과 인격을 담는 용기라고 하던데, 제 그릇 속에 담겨있는 ‘예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낯선 곳에서 방향성을 상실한 이방인 처럼 이정표로의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무심함으로 무뎌져버린 프로이트의 잠재의식 저너머에 숨겨진 무의식적 행보의 전제적 사실입니다. 저는 제 무의식 안에서 이방인으로 존재하여 예스럽다는 사전적 의미가 지닌 맛이나 멋을 잊은 채 너무도 바쁘게 살아온 모양입니다. 고층 콘크리트 건물 숲 속 살가운 흙을 덮어버린 차가운 보도블럭 위를 방황하며 묵직한 자동차들의 구동소리와 그들이 밷어 내는 숨막히는 매연에 점점 지쳐갈 때 즈음, 제 시선을 붙잡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제게 어느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