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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 공간 이야기 03] 넓고 푸른 잎사귀로 만든 자연 우산, 반송정을 아시나요?

서대문TONG 2012. 2. 20. 14:08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 공간 이야기 03]

넓고 푸른 잎사귀로 만든 자연 우산, 반송정을 아시나요?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 공간 이야기 03] 
  넓고 푸른 나무로 만든 자연 우산, 반송정을 아시나요?






  안녕하세요? 활기차게 다시 여는 월요일입니다. ^^
  계속되던 한파가 살짝 누그러져 이번주에는 추위에 움츠렸던 어깨를 살짝 펴도 좋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조선을 방문한 중국사신들을 맞이하던, 조선의 응접실 모화관과
  지금은 사라지고 그 주초만 남아 있는 영은문 이야기를 들려드렸었죠?
  오늘은 모화관 근처에 있었던 반송정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해요.
 
   그게 뭐야? 싶은 분들이 많죠? 지금부터 통통이가 반송정에 얽힌 추억과 낭만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따라오세요~~ 통통!



반송정




   휴식의 공간 : 넓고 푸른 나무로 만든 자연 우산

 모화관 근처에 있었던 반송정은 큰 소나무정자를 말하는데 
   그 가지가 우산처럼 옆으로 펴져서 그늘이 수십보를 덮었다고 해요.

 

상상해 봐요. 한 그루의 나무가 거대한 그늘이 된 광경은 아름답고 낭만적입니다.

그 그늘이 워낙 넓었기 때문에 오가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될 뿐 아니라 웬만한 비는 나무 아래에서 피할 수 있어, 뜻하게 않게 비를 만난 이들의 당황스런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답니다.


이름과 관련된 유래로는 고려 때 어느 임금이 비를 만나 이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는 반송정이라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이 반송정으로 인해 조선초기부터 이 일대를 한성부 서부 반송방이라 부르게 되었죠.






낭만의 공간 : 나무 우산 아래, 이별과 재회의 감동을 전하다

 

반송정은 도성사람들이 서북쪽으로 먼 길 떠나는 길손을 전송하고
  귀한 손님을 맞이하였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길 떠나는 길손을 배웅하며 지은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가(詩歌)가 많이 전해 옵니다.

조선 세조 때의 문신 강희맹은
  이 곳 반송정에서 친구를 먼 길 떠나 보내며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고 해요.





수레 일산(日傘) 구름처럼 모여 먼길을 전송하는데,

술잔 소반 흩어지고 황금 술병 곁들였네.

버들 푸른 큰길 가에 술은 이제 다한 것이

가고 남는 그 일을 한탄한들 어이하리

 

슬픈 노래 한 곡조에 맑은 음률 울려나니

애닳은 노래소리 간장을 에이누나

잠시 후 서로 떠나면 천리길 멀어지는데

외로운 연기 저문 날이 창장(蒼莊)하기만 하구나

 


 



오늘은 문득 이별하여 멀리 떠나 보낸 사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굳이 멀리 떨어져 있어 볼 수 없게 되어버린 상태만을 이별이라고 하는 건 아닐 거예요.

이별 (離別)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서로 갈이어 떨어짐을 말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에서 하나, 둘 멀어져서 이제 더는 같은 마음을 공유할 수 없게 된 쓸쓸한 상태도
이별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하죠.
얼굴을 자주 마주하지 못해 서서히 잊혀져 관계가 느슨해지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이별의 현상이지만,

매일 같이 자주 마주하는데 마음이 동 떨어져 있는, 마음의 이별 상태는 
답답하고 불편한 정서적 방해물일 것입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마음이 따로 갈라져 있지는 않나요?
매일 밤, 함께 잠들고 매일 아침 같이 눈뜨는 가족들과의 마음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만큼 가까운가요?

오히려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일이 많은 요즘입니다.




실수로, 오해로, 고의로 인해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포근한 한 주가 되셨으면 합니다.
그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다음 주에 새로운 감성 공간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이별한 마음들이 뜨겁게 재회하는 그날까지, 통통! Coming soon! ^^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 공간 이야기 03]
  넓고 푸른 나무로 만든 자연 우산, 반송정을 아시나요?

                                                                          서대문 스토리크리에이터 강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