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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첫걸음 이화학당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공간 이야기 04]

서대문TONG 2012. 3. 9. 16:12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첫걸음 이화학당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공간 이야기 04]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공간 이야기 04]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첫걸음 이화학당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탕평정책을 펼쳐 백성들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실천한 영조
적극적인 외교정책으로 대한제국의 수립을 선포한 고종…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업적을 세운 지도자들은 왜 모두 남성일까요?

조선시대의 교육제도와 교육내용은 남성을 위한 것이지 여성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는 그 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여성은 하나의 개인이라기보다 누군가의 ‘무엇’으로 불리며 남성의 그늘 아래 숨어 있어야 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의 딸 누구입니다.”
“저는 ○○○의 아내 누구입니다.”
“저는 ○○○의 어머니입니다.”


라고 인사할 뿐, 여성들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당당히 내걸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공부할 수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그런 여성들을 위해, 이제 여성도 하나의 당당한 인간으로 바로 설 수 있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가 바로 ‘이화학당’입니다.

 

향기로운 여성 리더십의 힘

 

 

이화학당은 한국 여성교육의 효시이자 여성 지도자를 많이 길러낸 것으로 그 공적이 큽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의 시초인 이화학당은 우리나라 사람이 세운 것은 아닙니다. 이화학당을 설립한 분은, 선교사업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인 선교사 스크랜턴 부인입니다. 

그녀는 선교사업의 중요한 임무로 한국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세울 것을 결심하고
1886년 5월 여학생 단 한 명을 상대로 학교를 열었는데 이것이 바로 한국여학교의 요람이 된 이화학당이에요.


남자는 잘 교육하여 큰일을 하게하고 여자는 가정 안에서 충실히 가르쳐 살림을 도맡도록 하던 때에 남학생이 아닌 여학생을 모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스크랜턴 부인은 포기하지 않고 여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동안 아빠와 오빠의 그늘에 가려 배움을 포기한 여학생들의 배움의 열망이 맞닿아 학생 수는 점차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낸 이화학당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학교로 굳건히 뿌리내리게 된 것입니다.
 

명성황후의 후원, 여성의 미래를 짓다


 

1887년, 이화학당의 학생 수가 일곱 명으로 늘어났을 때 명성황후는 스크랜턴 부인의 노고를 알고 친히
‘이화학당(梨花學堂)’이라는 교명을 지어주고 이 여학교의 앞날을 격려했습니다.
 

처음 스크랜턴 부인은 학교 이름을 ‘전신학교(專信學校)라 지으려고 했지만 명성황후의 은총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이화‘라는 이름을 택했다고 합니다. ’이화‘라는 이름에는 꽃처럼 향기로운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당시 황실을 상징하는 꽃이 순결한 배꽃, 즉 이화였다고 합니다.
한국의 배꽃은 프랑스의 나리꽃이나, 영국의 붉은 장미꽃에 비유되는 꽃입니다.
‘이화학당’은 여성의 순결성과 명랑성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그 역사를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큰 차별 없이 같은 종류의 교육을 받고 함께 어울려 지냅니다.
과거 많은 분들의 용기 있는 시도와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지금 우리가 아주 당연하게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당시 이화학당의 교육이념이 ‘보다 나은 한국인’이었다고 하니
그 뜻이 이루어진 것은 틀림없겠죠?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더 나는 한국인으로 자라 세계 곳곳에 향기롭게 피어날 꽃씨를 뿌리는 것이
그 뜻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어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에는 여전히 곳곳에 남녀차별 문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담긴 글을 종종 보게 됩니다.
또 여성차별을 방지하는 데에 급급하다 보니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듣게 됩니다.

어쩌면 차별은 단순히 제도적 차원을 벗어난 더 넓은 개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일단 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대상에게는 그 느낌 자체가 무척이나 예민한 문제가 되곤 합니다.
 
사회 제도적으로 성차별 없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차별의 심리적 여파를 몰아내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시급하지 않을까요?


남녀를 불문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서로를 기분좋게 합니다.
존중 받는다는 느낌은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 됩니다.

앞으로 더욱 더 아끼고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 되기를 꿈꿔 봅니다.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감성공간 이야기 04]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첫걸음 이화학당


 



                                                                                       서대문 스토리크리에이터 강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