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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씨의 희망 돋움 칼럼 01] 정월대보름 풍습에 담긴 음양오행의 철학, 해를 품은 달? 희망을 품은 새 달이 떠오르다

서대문TONG 2012. 2. 3. 10:55

[통통씨의 희망 돋움 칼럼 01] 정월대보름 풍습에 담긴 음양오행의 철학, 해를 품은 달? 희망을 품은 새 달이 떠오르다

  

해를 품은 달? 희망을 품은 새 달이 떠오르다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음양오행설을 특별히 중요시 여깁니다. 음양오행 이론은 한의학의 이론적 토대를 이루며, 거대한 우주의 흐름이 인간의 육체와 그 기운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때문에 동양의 전통문화와 세시 풍속을 살펴보면 그 중요성을 기리기 위해 음양오행의 심오한 철학이 담긴 풍습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2 6일은 음력 1 15일로, 정월대보름입니다. 설이 지나 다가오는 이 날은 보름 중에서도 새해에 접어들어 처음 맞이하게 되는 보름의 의미를 두어 정월대보름으로 특별하게 기리고 기념하는 명절의 하나로 의미 있게 보냅니다.

 

인간의 육체를 하나의 예술로 바라보고, 눈으로 보이는 신체 각 부분들의 비례와 균형, 조화를 중시했던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인간의 그 자체를 거대한 우주를 담는 소우주로 삼고 바라보았습니다. 때문에 육체는 우주를 담는 그릇이니 신성시해야 하고 이를 위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조화로운 음식들을 먹음으로 쌓여있던 독소를 제거하고 정화하여 새로 살아나갈 힘을 기른다고 보았습니다. 이 때문에 특히 연초에 먹는 음식들에는 특별히 음양오행의 철학이 담긴 것들이 많습니다.

 

대보름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과 연관이 깊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보면 태양은 왕, 즉 나라 전체를 어우르는 힘을 상징하며 달은 표면적으로는 왕의 여인이면서 태양의 곁을 수호하고 그와 함께 건강하고 균형 있는 조화를 이루는 것을 상징합니다. 태양과 달은 함께 공존할 때 각각의 기운을 왕성하게 펼칠 수 있는 것이니,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그 둘의 조화를 위해 힘써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음양의 조화 입니다. 특히 음기는 여인에게서, 양기는 남성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둘 중 어느 한 기운의 강함이 없이 공평한 조화를 이뤄내기 위해 음기가 부족하면 음기를, 양기가 부족하면 양기를 보충해주는 보양식 내지는 보약을 복용하게 된 것입니다.
 




오행은 태양과 달 주위를 공전하는 각 행성들을 본뜬 진리로 각각 목성을 뜻하는 목(), 화성을 뜻하는 화(), 토성을 의미하는 토(), 금성을 의미하는 금(), 수성을 의미하는 수()를 말합니다. 정월대보름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오곡밥에는 바로 이 오행의 질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오곡은 각 지방마다 소소하게 달라지기도 하지만 대개 팥, 수수, 차조, 찹쌀, 검은콩을 사용합니다. 이 각각의 곡물은 우리 인체의 5대 장부인 간, 심장, 비장, , 신장의 건강과 기력 회복에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팥은 전통적으로 목()에 해당하며 그 맛이 달고 시며 주로 간 기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수는 따뜻한 성질로 인해 화()를 대표하는 곡물로 그 따뜻한 기운이 심장계 순환을 개선시키기로 유명합니다.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단 차조는 토()를 의미하며 예로부터 위장기능과 연관 지었고, 흰 빛을 띄며 서늘한 성질을 지닌 찹쌀은 금()을 의미하며 대장 기능을 도와 대장암 예방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은콩은 수()를 대표하며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튼튼히 합니다.

 

그러므로 대보름의 대표 음식인 오곡밥에는 우주의 질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주의 정기를 받아 새롭게 여는 새 해,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정성스럽게 밥을 짓고 또 함께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이렇듯 음식 하나에도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으니 올 대보름에는 특별히 잊지 않고 오곡밥을 꼭꼭 씹으며 가족의 희망을 새로 다지는 따뜻한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해가 달을 품고 그 빛을 더욱 강렬하게 하여 자상하고 어진 성군으로 거듭나며, 달이 그 태양의 품과 맞닿아 현명하고 아름다운 기운을 북돋우듯이. 함께 맞물려 갈 때 안전하고 건강한 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정월대보름 관련 속담 중에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출타한 사람이라도 대보름이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기력을 보충하고 담소를 나누며 집안의 앞날을 함께 걱정하고 계획하며 공동체 소속으로서 맡은 바 책임과 임무를 다함과 동시에 마음을 평화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는 글귀입니다.

 

두 개 보다는 세 개가, 세 개 보다는 네 개의 바퀴가 안정적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난 해, 우리 가족을 싣고 가는 조그만 수레가 유난히 삐걱거리며 갈 길을 헤매고 멈추었다면 올 대보름에는 가족 구성원 서로 간의 진실된 소통과 대화로써 불균형을 부추기던 나쁜 악습들을 끊고 평탄하게 새 출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꽁꽁 언 눈길도, 질퍽한 진흙 길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빗 길 위에서도 우리 모두는 안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향기롭고 평탄한 꽃 길만이 펼쳐진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입니다.

 
 
[통통씨의 희망 돋움 칼럼 01] 정월대보름 풍습에 담긴 음양오행의 철학, 해를 품은 달? 희망을 품은 새 달이 떠오르다

 

서대문 스토리크리에이터 강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