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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과 세상이야기 <나의 마음의 정원>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21. 1. 5. 16:30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과 세상이야기 <나의 마음의 정원>


벽돌담장 앞에 앉아 있는 어린 남매의 사진이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 실린 사진은 작가가 어린 시절 뒷마당에서 놀던 작가의 오빠와 작가라고 하네요. 아주 오래 전, 저도 이렇게 어린 시절이 있었고 동생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 놀면서 찍었던 사진 두 어 장이 생각나서 잠시 지난 추억에 잠겨보았습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2002년에 심윤경 작가가 제 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2013년에 개정판이 발간되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소설의 배경은 인왕산 허리 아래 산동네 마을입니다. 주인공인 동구와 여섯 살 터울의 동구 동생인 영주, 할머니와 아버지와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이웃들의 이야기를 1977년부터 1981년까지의 일들을 영화를 보듯 읽었습니다.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함박웃음을 웃었고, 심한 고부간의 갈등을 읽으면서 가슴 밑바닥부터 애잔함에 가슴을 쓸어내렸지요. 지금부터 43년 전쯤의 이야기이니 제가 스무 살 무렵쯤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 그려지는 1977년부터 1981년까지의 경복궁, 사직동, 신교동의 숨소리가 가끔씩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어지러웠던 배경도 다시 생각이 났지요.



동구네 가족이 살았던 곳이 인왕산 허리를 배경으로 하였기에 더 마음이 쏠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오밀조밀 모여있는 허름한 산동네 마을에서 동구는 여섯 살 터울로 태어난 예쁜 여동생 영주를 향한 깊고도 따뜻한 사랑앞에 가끔은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답니다. 동구 할머니는 끝도 없이 동구 엄마를 미워하는데 어쩌면 심리묘사를 그렇게 절묘하게 했을까요. 


난독증인 동구가 3학년이 되었을 때 담임을 맡은 박영은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조금씩 난독증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어찌나 순수하고도 맑은지요.  어여쁜 동생 영주와 천사같은 박영은 선생님은 동구에게 사랑의 대상입니다. 매일 읽고 쓰는 것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다려주시는 선생님은 동구의 마음에 버팀목이 되었겠지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동구네 집 바로 위의 3층집은 거의 굳게 문이 닫혀 있지만 어쩌다 문이 열릴 때 몰래 들어가 정원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드는 소년의 눈망울이 눈에 선합니다.


8월의 능소화를 어찌 그리 아름답게 표현했는지. 곤줄박이 새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황금빛 깃털을 가졌다고 하는 곤줄박이 새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곰곰 생각에 잠겨봅니다.


어느 가을 감나무에 걸린 감을 만져보려다 오빠의 어깨에서 떨어져 결국은 네 살밖에 못살고 세상을 떠나게 된 영주와의 슬픈 이별! 아버지가 잘못 서준 보증, 이어지는 할머니와 엄마와 아버지의 서로를 할퀴고 뜯는 절망의 시간 속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엄마! 모두를 아우르고 싶어하는 소년 동구의 마음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정서적인 섬세함이 돋보이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한번에 느끼게 되는데 온갖 욕이 다 나오는 장면에 한바탕 시원하게 웃어도 보았어요. 미움과 사랑, 갈등과 고집, 가난 속에서도 따뜻함을 나누는 이웃들... 그들은 모든 것을 내치지 않고 사랑으로 끌어안지요. 



누구나 마음 속에 산뜻하고 맑은 자기만의 정원을 일구어야 한다는 꿈을 심어주게 하는 소설이기에 가족끼리 읽고 서로의 소감을 나누어 본다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의 정원에 어떤 나무를 심고 어떤 꽃을 가꿀까요? 그리고 나무와 꽃들속에 어떤 새들이 날아와서 지저귈까요? 시간이 갈수록 촉촉함이 사라지는 우리들 마음 속에 한 뼘쯤 되는 정원을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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