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리던 날 우산을 받쳐 들고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과 맞서 싸우며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데.. '삐긋' 휘청하며 눈길에 넘어졌다. 그동안 말썽 없이 잘 지내던 구두 굽이 툭 부러진 것이다. 얼마나 황당하고 속이 상하던지. 딱히 하소연 할 데도, 분풀이 할 데도 없는지라 집으로 돌아와 구두를 확 패대기치며 성질을 냈다. 엄마의 느닷없는 행동에 아이들이 다 놀랜다. 살짝 '미안'.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한달간 차일피일 미루다 구두를 들고 집 앞 도로변 한 평도 채 되는 수선가게에 들렀다. 일감이 많이 밀린 것 같지 않아 잠시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수선을 하시는 아저씨의 솜씨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주 능숙했다. '툭탁 툭탁' 구두 밑창을 뜯어내 접착제를 바르고 부츠의 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