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정도면 나는 많이 부자야. 맨날 받기만 하는데 나눠 쓰고 싶어."
'개미마을' 기초생활수급자 정연인(81)할머니는 꼬깃꼬깃한 1만 원권 한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 통장 이선옥(57)씨에게 건넸습니다.
이씨의 손을 맞잡은 정 할머니는 "더 내고 싶지만 만 원만낼게"라며 환하게 웃었어요.
할아버지는 수년 전 돌아가시고 아들은 직업을 잃고 멀리 떨어져 산다.
개미마을 24통 통장 8년차인 이씨는 7년 전부터 사회에서 받은 도움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십시일반으로 이웃 돕기 성금을 모금해 왔다고 전해주셨어요.
정 할머니는 기초 생활수급자이면서도 모금을 시작한 2008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 통 큰' 기부를 왔습니다.
이씨는 "주민센터에서도 모금자 명단에 적힌 정 할머니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또 이씨는 "마을의 겉모습은 허름하고 남루하기 짝이 없지만 시골 마을처럼
끈끈한 인심은 이곳의 큰 자랑"이라고 전해주셨습니다.
이어 "해마다 가구당 연탄 400장, 쌀20kg이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은 이웃들이 보내준
온정의 손길 덕분"이라며 "십시일반으로라도 은혜를 조금씩 갚아나가고 싶다" 말씀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