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통이의 희망돋움 이야기 01 ] 한파 속에 피어나는 꽃, 입춘 이야기 해마다 입춘 무렵이면 찾아오는 폭설과 한파, 봄앓이 해프닝
다가오는 2월 4일 토요일은 24절기 중 새해의 첫째 절기에 해당하는 입춘입니다.
24절기에는 농경 중심의 생활을 이어 온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입춘에는 이날로부터 새해가 시작된다고 하여, 의미를 두고 새해의 첫 시작을 알리고 앞으로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다양한 농경의례와 행사들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새해의 시작인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 동안 대길(大吉)· 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옛날에는 있었으나, 근래에는 더러 입춘축만 붙이는 가정이 있을 뿐, 절일(節日)로서는 기능을 상실하여 그 뜻이 희미해졌습니다.
특히나 2012년 올해의 입춘은 계속되는 한파 속에 다가와 실제로 ‘봄이 온다’는 걸 체감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내린 눈으로 도시 전체가 꽁꽁 언 데다가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고 몇 차례 눈이 더 내릴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입춘한파는 비단 올해 뿐만이 아니라 해마다 입춘 무렵이면,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한파와 기습 폭설이 몰려와 입춘 추위가 김장독을 깬다는 말들도 생겨났습니다. 이런 한파 속에서도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대지는 어느덧 봄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입춘은 한파와 폭설을 뚫고 피어나는 새해의 붉은 소망의 꽃 입니다.
한파라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겠죠? 통통이네 가족도 입춘맞이가 한창인데요. 통통이 아빠는 새봄을 맞아 금연계획을 세우셨고, 엄마는 시장에 가서 맛있는 봄나물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통통이는 새해에는 모든 가족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적었습니다. 이처럼 가정에서 소소하게 행할 수 있는 입춘맞이 이벤트를 몇 가지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입춘맞이 이벤트 1.
2012, 우리 가족을 지켜줄 마음부적 입춘축 만들어 붙이기!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행하던 예식 중 대표적인 하나는 바로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 일이었습니다. 각 가정에서 대문기둥이나 대들보, 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이는 것을 말하는데 사대부집에서는 흔히 입춘첩을 새로 지어 붙이거나 옛날 사람들의 아름다운 글귀를 따다가 쓰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붙였던 입춘첩을 떼어내지 않고 그 위에 다시 붙이는 것이 관례로 지난해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며 그 뜻을 다시 아로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입춘첩은 가정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부적입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평소 좋아하던 글귀나, 위인의 명언을 활용해도 좋고, 혹은 직접 머리를 맞대고 지은 멋진 글귀를 적어 현관문에 붙여 보는 건 어떨까요? 새해, 우리 가족을 지켜줄 든든하고 단단한 그 글귀들은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할 것입니다.
입춘맞이 이벤트 2.
2012, 희망과 꿈을 담은 가족 보물상자를 묻으러 가자!
미래의 소망과 꿈을 담은 타임캡슐 이야기 들어 보셨죠? 새봄에는 가족들을 위한, 가족들만의 보물상자를 하나 마련해 두는 건 어떨까요? 작은 나무 상자, 혹은 종이상자를 보물상자 삼아 가족들의 희망과 꿈을 하나씩 적어 넣어두는 거예요.
올해 입춘시가 오후 7시 22분이라고 하니, 가족 모두 동그랗게 모여 희망과 소망의 메시지를 적고 그 시간에 맞춰 상자에 넣어 봉하는 것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꿈의 온기를 간직한 보물상자는 타임캡슐처럼 근처 동산이나 텃밭에 묻어도 좋고 그게 번거롭다면 집안 어딘가에 몰래 숨겨두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다가올 내년의 입춘 때 다시 같은 자리에 모여 개봉해 본다면 아이들에게도, 또 부모님들께도 아름다운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한 해를 살아가는 동안 힘든 일이 찾아올 때마다, 어디선가 나와 우리 가족의 희망과 꿈이 숨쉬며 응원해준다고 생각하면 한결 기운이 날 것만 같습니다.
입춘맞이 이벤트 3.
2012,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입춘음식 만들기!
우리 민족이 긴 겨울을 지나고 봄이 오면 반드시 먹고 지나갔던 음식은 오신반이었습니다. 입춘날 오신채 혹은 오신반이라 불리는 나물을 먹었는데, 다섯 가지 매운 맛과 색깔이 나는 햇나물의 모둠 음식입니다. 이는 파, 마늘, 달래, 부추, 염교라는 자극적이고 향이 강한 식물들을 뜻합니다.
불교나 도교에서는 금하는 식물이었지만 일반 민속에서는 화합과 융합을 상징하는 온 우주의 기운을 함유한 식품으로 여겨 왔습니다. 우리 음식의 중심 철학인 몸을 보호하고 함께 어우러짐을 상징하는 음식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의 기본 원칙은 음양오행의 철학을 담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몸의 음기와 양기의 조화를 이루고 나무, 불, 흙, 물, 쇠를 뜻하는 오행의 질서가 담긴 음식들을 만들어 먹음으로 온 우주를 담는 그릇인 육체를 건강히 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입춘 절식인 ‘오신반’ 역시 음양오행의 철학이 담긴 요리 중 하나라고 합니다.
입춘을 맞아 가족이 함께 장을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특히 서대문의 영천재래시장은 소박하고 풍성한 장터로 맛있는 봄나물을 구경할 수 있으니 시간을 내어 함께 들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파 속에서도 어김없이 입춘의 꽃은 핍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입춘 이벤트로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이는 행복한 시간 만들어 가세요!
서대문 스토리크리에이터 강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