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의 힘'
우리는 많은 것에서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하고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음악, 좋은 책, 그림, 자연, 좋은 사람과의 만남 등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행복감에 삶의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그림과 누구의 그림을 좋아하시는지요? 그리고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평소 꾸준히 독서를 하는 편인데 이번에 읽은 『그림의 힘』(작가 김선현)을 읽으며 행복한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답니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그림 하나에서 얼마나 큰 힘을 얻을 수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작가는 글의 첫부분을 ‘저는 그림의 힘을 믿습니다’로 시작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작가는 미술강의와 실습을 지도하던 중, 눈에 띄게 밝아지는 아이들과 스트레스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는 사람들을 보고 그림에 갖는 치료의 힘에 눈을 뜨면서 미술치료 분야로 뛰어듭니다. 미술치료로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면서 여러 권의 미술에 관한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림의 힘은 5장으로 분류하여 이야기 하고 있어요. <Work, 일의 행복을 위하여> <Relationship, 부드러운 사람 관계를 원한다면> <Money, 돈, 인생의 가장 긴밀한 친구가 되다> <Time, 시간에 대한 긍정으로> <Myself, 내 고유의 리듬을 되찾고 싶다면>의 각 파트를 한 편의 그림을 자연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독자들에게 소곤거리듯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독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상태를 느끼면서 그림과 마주하게 되지요. 슬플 때 슬픈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진정한 쉼을 위한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 놀라운 힘을 받게 되기도 해요. 그림속 인물의 표정을 보고 느끼며 자신의 마음을 투영해 보기도 하는데 그 순간에 우리들 마음 속으로 그림의 힘이 전해진답니다.
고흐, 르누아르, 고갱, 모네, 클림트, 마네, 샤르댕, 드가, 보티첼리, 이중섭, 정선... 많은 화가들의 그림 앞에서 미소짓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기쁨과 환희를 느끼기도 하며 깊은 슬픔에 잠기면서 정화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화가들은 자신의 온 영혼을 실어서 그림을 완성합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좋아요. 어느 시간이던지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을 펼쳐 놓고 우선 그림에 눈길을 주어 보세요. 찬찬히 살펴 보면서 내 마음이 어디에 닿고 있는지 알아보고 작가의 이야기 하는 것을 읽다보면 온전한 평온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것도 이 책의 큰 매력이랍니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그림 중에서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은 Time 편에 제일 먼저 소개된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기대>였습니다. 그림은 본 적이 있었지만 화가의 이름은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맑은 하늘과 지중해의 코발트빛 바다, 단정한 차림새와 넘치지 않는 장신구를 갖춘 여인과 부드러운 공기가 느껴지고 분홍빛 꽃이 흰벽을 넘어 피어 있지요. ‘기대'하는 기쁨을 이렇게 표현하다니요... 행복한 분홍색, 말끔한 흰색, 파란 색이 어두러져 뿜어내는 <기대>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저는 어떤 기대를 하면서 살아갈까... 하는 물음을 던져 보았습니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보면서 저는 동서양을 여행하는 듯 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서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싶었지요. 아름다운 색채가 주는 잔잔한 행복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만큼 컸습니다. 오랜만에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도 느꼈어요. 코로나19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면서 12월을 맞이했는데 그림의 힘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평화로움과 안정감도 제 안에 심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답니다.
한 해동안 감사했던 일을 떠올려 보면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겠다면 이 책을 선물해 보시라고 살며시 권해봅니다. 바다와 산, 소녀와 어머니, 드넓은 평원, 꽃과 아이들,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 표현된 그림과 작가의 설명을 읽으면서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