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의 관점으로 보는 세상, 이 달에 읽은 책 <다르면 다를수록>
출판물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좋은 책을 선정하여 읽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생태학자로 유명한 최재천 교수의 <다르면 다를수록> 입니다. 생태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최 교수의 강의를 몇 년 전에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들은 적도 있었는데요. 그때의 기억이 좋았기에 책 읽기가 행복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읽었으며 생태학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 것은 이번 책 읽기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자연과 인간과 생태학을 아우르며 '아름답다', '특별하다', '재미있다'의 세 파트로 나누어진 글의 내용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문명의 뒤편에 감추어진 환경파괴와 생태계의 위기의식을 심각하게 박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생물다양성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심각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다 같이 고민해야겠습니다.
우리 인간과 가장 흡사한 동물이 바로 침팬지라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침팬지의 놀라운 능력과 지혜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인간만이 생각하는 존재가 아닌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생각을 한다고 느낍니다. 평범함 우리들이 알아채지 못할 뿐인 것이지요. 살아있는 생명체끼리 서로의 생각을 읽으면서 행동을 하기에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것이겠지요.
막대기의 길이와 각도를 조절하여 개미구멍 속에 집어넣었다가 빼내서 개미를 먹는 침팬지, 돌로 단단한 견과류 껍데기를 깨뜨려 먹을 줄 아는 침팬지, 컴퓨터 게임으로 색깔을 구별하면서 게임을 하는 침팬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뱀에 대한 이야기도 놀라웠습니다. 먹이를 찾기 위하여 분주히 움직이기 않은 뱀은 1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만 먹이를 찾는데, 그게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뱀을 '느림과 절제의 미학을 깨달은 동물'이리고 표현합니다. '곧기는 뱀의 창자다'라는 말도 아주 신선했어요. 구불구불한 뱀의 창자가 곧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생태학의 관점에서 생물들을 인간과 비교하면서 글을 풀어내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활짝 핀 꽃들 사이로 벌들이 오가면서 수정을 하는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꽃들의 은밀함! 생물학적으로 볼 때 꽃이란 식물의 성기라고 합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기에 은밀한 곳을 펼쳐보이며 날아다니는 벌들을 부르는 것이라니 자연의 신비로움에 할 말을 잊게 되네요. 꿀벌들은 춤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니 꿀벌의 언어는 바로 그들의 몸짓입니다.
경제대국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평화지수가 높은 나라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 국가하는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평화지구가 높다는 것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높다는 것이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적임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자리거나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있어야 모든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평범한 진리임을, 그러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세상 곳곳에 적임자로, 각자 맡은 책임을 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는 마지막 부분에서 '언어의 죽음'을 이야기 합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되고부터 지금까지 인류 언어의 절반이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세계가 인정하는 한글의 우수성(우리말은 사용 인구로 볼 때 세계 12라니 굉장하시요?)에 뿌듯함을 느끼고도 했어요. '언어를 잃는다는 것은 곧 그 언어로 일군 문화를 잃는다'는 구절이 주는 울림이 매우 크게 다가왔습니다.
자연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해 봅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 본 자연과 삶의 연결고리는 아름답고 재미있고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