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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서울시 오래가게] 서대문구 오래가게 탐방기!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8.12.21 10:44

[2018 서울시 오래가게] 서대문구 오래가게 탐방기!

 

서울시에서 선정한 '오래가게'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오래된 가게입니다. 올해 서대문구를 포함한 서북권이 추가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한걸음에 신촌 오래가게를 탐방하고 왔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앗 거기! 하실만한 신촌 터줏대감들, 오래가게를 소개합니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오래가게'를 알고 계신가요?

 

작년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시작으로 2018년도에는 개업한지 30년이 넘었거나 2대 이상 대물림되는 가게 중 더욱 깐깐해진 심사를 거쳐 서대문구에서 10개소(가미분식, 독다방, 미도사진관, 복지탁구장, 연희사진관, 춘추사, 태광문짝, 피터팬1978, 홍익문고, 훼드라)가 선정되었습니다. 그 중 신촌로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래가게 4곳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복지탁구장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8 4층

● 전화 : 02-392-1858

 

 

 

요즘 대학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탁구장입니다. 복지탁구장은 1962년 문을 연 곳으로 지금도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작은 간판을 따라 오래된 층계를 올라가니 반가운 '오래가게' 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예전만큼 탁구를 많이 즐기지는 않지만 근처 직장인분들은 삼삼오오 복지탁구장을 자주 찾으신다고 합니다. 탁구장 벽면이나 천장은 예전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고 바닥은 3달 전 붉은색으로 예쁘게 깔아서 보다 쾌적한 느낌이 듭니다. 바닥과 탁구대의 색감이 절묘하게 잘맞아 눈길이 갑니다. 탁구대나 탁구라켓은 워낙 많이 사용을 하다보니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고 하네요. 적어도 5~6년 주기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가게 안쪽에 보이는 낡은 쇼파는 이곳의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오래된 탈의실과 신발장에서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얼핏보면 일반적인 요즘 탁구장이지만 곳곳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을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가장 안쪽 탁구대 앞에는 그물망이 쳐져 있고 레슨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코치님의 지휘 아래 이제 막 탁구에 입문한 초보 학생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었어요.

 

초보자 환영! 의미가 남다른 복지탁구장에서 운동을 시작하신다면 더 뿌듯할 것 같습니다. 요금은 단식과 복식으로 나누어져 있고 하루종일권도 있으니 문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다방(독수리다방)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36 독수리빌딩 8층

● 전화 : 02-363-1222

 

 

 

연세대학교 하면 독수리다방을 떠올릴 정도로 누구에게나 친숙한 독수리다방은 1971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음악다방으로 당시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이 곳은 33년 만인 지난 2005년 문을 닫았다 주인 할머니의 손자였던 2대 사장님의 손길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독수리다방에는 특별한 문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방 안 게시판은 학생들간의 메신저 같은 역할을 해서 이곳에 모임을 공지하기도 하고 기다림의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독수리다방의 옛모습이 담긴 사진에 고스란히 그때의 모습이 남아있어 한 번 둘러보시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진답니다. 물론 그 때를 추억하시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반가움일 것 같습니다.

 

 

 

 

독수리다방을 새로 오픈하며 이 공간의 새로운 모토는 '소통'이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카페의 휴식 기능과 대학생들 모임 장소로서의 기능을 두루 갖추기 위해 독방, 수방, 리방으로 공간을 구분해 각각 책을 읽는 공간, 휴식 공간, 모임 공간으로 구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옛모습과는 다르지만 트랜디한 모던함이 독다방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 곳에 가면 요즘 카페에서 만나기 힘든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다방커피와 비엔나커피인데요. 직접 만든 맛있는 생크림을 얹어 더욱 맛잇는 비엔나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독수리다방의 새로운 매력은 테라스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춥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이곳에서 교회의 뾰족한 탑이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며 커피 한 잔 하면 참 좋겠죠?

 

 

훼드라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길 32

● 전화 : 02-323-3201

 

 

 

간판에서부터 긴 세월이 느껴지는 듯한 이 곳, 독수리다방과 함께 신촌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학사주점 훼드라입니다. 훼드라는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뜻의 영화 제목이라고 합니다. 이 곳의 대표 메뉴인 최루탄라면은 이한열 열사를 기리는 뜻도 함께 담아 그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70~80년대 학생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이 곳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다가옵니다.

 

 

 

 

 

가게에 들어서니 정말 오래된 테이블과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옛날식 의자가 보입니다. 이 공간 그대로를 사랑하는 단골 손님들 덕분에 예전부터 사용해온 테이블과 의자를 교체하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 두신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만나 연애하고 결혼해 아이 손을 잡고 다시 찾아오는 손님부터 부모님이 신촌에 가면 꼭 이 집에 들르라고 해서 찾아오는 학생들까지 훼드라는 지금도 이 곳만의 시간이 흐르는 듯해 보였습니다.

 

 

 

 

 

지금 훼드라를 지키고 계신 사장님은 1대 사장님과 같은 고향분으로 훼드라 옆 점포를 운영하시다 이 곳을 인수하셔서 같은 마음으로 훼드라를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간판도 '훼드라'라는 표기도 절대 바꾸면 안된다는 1대 사장님의 당부대로 이곳을 지켜내시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이 곳을 향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습니다. 이 곳을 아끼는 손님들의 바람대로 훼드라의 곳곳은 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미도사진관

● 주소 : 서대문구 창천동 72-6

● 전화 : 02-323-9284

 

 

 

 

1967년 문을 연 미도사진관에 들어서면 인자한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십니다. 올해로 여든을 넘기신 강일웅 사장님은 사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이 곳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일명 '승무원 사진관'으로 불릴 정도로 미도사진관은 승무원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이 증명사진을 찍어온 곳입니다. 알고보니 사장님께서 손수 연구해 개발하신 특수렌즈 덕분에 둥그런 얼굴형이든, 긴 얼굴형이든 예쁜 계란형 얼굴로 바뀌어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벽면에 가득한 증명사진 한가운데는 이 사진을 모두 섬세하게 합성해 만든 사장님의 작품이 있습니다. 예쁜 미소를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사장님의 설명에서 얼마나 애정을 갖고 그동안 사진을 찍어오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중 기자를 지망하는 손님이 증명사진을 찍으러 오셨습니다. 익숙하게 카메라를 잡으시는 손길과 예리하게 반짝이는 사장님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사진을 찍고 한 장 한 장 손님과 함께 보며 충분히 기다려주십니다. 제가 증명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꼭 이 곳에 와야지"하고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따뜻하고 든든한 사진관이 또 있을까요!

 

 

 

 

 

출사를 가시는지 여쭤보니 사장님의 낡은 사진첨을 꺼내 보여주십니다. 카메라가 귀했던 1954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강일웅 사장님은 아버지가 사주신 카메라 한 대를 가지고 다니며 곳곳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동네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같이 놀지 못해 속상해 우는 아이가 보이고, 마을 어귀 냇가에서 물을 긷는 사람들 틈에는 전쟁 통에 피난민이 된 여인의 뒷모습도 있었습니다. 흑백사진에는 찰나를 담았지만 한 장의 사진에는 역사도 한 사람의 삶도 그대로 살아있었습니다.

 

 

 

 

사장님의 사인(寫人)이라는 호를 쓰고 계셨습니다. 사진에 대한 묵직한 열정과 애정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사진 한 장이 너무도 가벼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사장님의 사진관에서 사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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