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특강 <詩란 가슴에서 머리로 가는 여행이다> 본문

시 특강 <詩란 가슴에서 머리로 가는 여행이다>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4. 10. 28. 11:41

시 특강 <詩란 가슴에서 머리로 가는 여행이다>



서대문도서관에서는 10월 24일(금)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 특강이 있었습니다. 서대문도서관 동아리인 ‘시의 숲길을 걷다’ 회원들과 일반 신청자들을 위해 마련한 시 특강은 8월부터 10월까지 한 달에 한 차례 지속적으로 열렸는데요. 24일 특강은 세 번의 특강 중 마지막 특강이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특강 역시 TONG을 통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지요. ^^

이날의 특강은 함동선 시인께서 해주셨습니다.

함 시인은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출생하셨으며 서정주 선생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하여 등단하신 후 50여 년 동안 많은 시집을 발간하셨지요.

함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시를 어떻게 써야하는가 등의 이야기를 강의해주셨는데요. 시에 관심이 있는 분들, 또 시를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강의 내용을 간추려 봅니다.

<詩란 가슴에서 머리로 가는 여행이다>

* 시는 좋은 스승을 만났을 때 잘 쓸 수 있다. 서정주 선생님의 제자로 시를 공부하였고 시인이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 시란 진실을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거짓말의 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있음직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짓고 꾸미는 것이 시다. 리듬과 이미지를 살려 한 편의 시를 그림을 그리듯 써야한다. 그림이 아닌 것은 시가 아니다.

* 누구나 쓸 수 있는 시를 쓸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시를 쓰도록 해야 한다.

* 문학수업은 반복되는 독서가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 시인은 자유인의 삶을 살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바로 자유를 제대로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 센티멘탈리즘의 과정을 벗어나는 것이 수 수업이다.

* 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야 하며 자연스럽게 객관화 되어야 한다.

* 시인은 우리말을 잘 다루어야 한다.

* 시를 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퇴고’ 과정이다. 퇴고의 기간은 길수록 좋다. 퇴고 과정에서 긴 시가 짧아지기도 하며 짧은 시가 길어지기도 한다.

* 시란 다른 두 개의 경향이 생명의 전체성을 표현해야 한다. 풍요한 정신이란 이 두 개의 서로 다른 경향이 한쪽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을 풍요하게 개화시키는 정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시란 가슴에서 머리로 가는 여행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특강 내용 하나하나 모두 의미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한 편의 시를 그림 그리듯이 써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는데요. 그림 그리듯이 쓰여진 시는, 독자로 하여금 시를 읽었을 때 한 편의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특강이 끝나고 특강에 참석한 모든 분들과 함동선 시인이 함께 기념 사진도 촬영했답니다.

세 번의 시 특강을 통해 ‘시의 숲길을 걷다’ 회원뿐만 아니라 많은 구민들이 ‘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신 서대문도서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시 뿐만 아니라 문학 전반에 대한 서대문구의 관심이 지금과 같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함동선 시인의 분단시선집인 <한줌의 흙>을, 함 시인의 사인과 함께 선물로 받았는데요. 그 중의 한 편을 소개하며 마치려 합니다.

 

형님은 언제나 서른네 살

 

함동선

 

쌀가마니 탄약상자 부상병이 탄 달구지를 보고

놀란 까치들이

흰 배를 드러내며 날아간다

후퇴하는 인민군 총부리에 떠밀리며

서낭당에 절하고 또 절하던 형님은

그 후에 다신 돌아오질 못했다

오늘도 낮달은 머리 위에서 뒹굴고 있지만

빛을 먹은 필름처럼 까맣게 탄 사진을 현상해서

천도재 올린 우리 식구들

절이 멀어질수록 풀벌레 소리로 귀를 막는다

나무껍질이 된 세월은

내 얼굴의 버짐처럼 가렵기만 하지

저수지에 돌팔매질을 해

물수제비 예닐곱 개나 뜨던 여름이 오면

형님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6․25를 기억하는 예성강처럼

언제나 거기에 서 있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