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방터 시장에서 느끼는 작고 잔잔한 기쁨
서대문구 홍은동에는 포방터 시장이 있습니다. 시장의 규모가 작긴 하지만 재래시장이 주는 아기자기한 맛과 사람 사는 정이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영천시장이나 모래내시장, 인왕시장처럼 큰 재래시장과는 느낌이 또 다른 곳이랍니다.
포방터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요? 바로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을 공격하기 위하여 포를 설치했던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랍니다. 이 곳에 1970년대 초 주민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된 후에 포방터 시장이 되었지요.
포방터 시장은 시장이 형성되고 난 후 45년만인 2014년 3월에 전통시장으로 인정되었답니다. 포방터 시장을 이용하면 연말정산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요. 작은 시장이어서 더 마음이 가는 포방터 시장의 이곳저곳을 한 번 살펴볼까요? 홍제천이 끝나는 포방교 위에서 시작되는 시장 입구에 좌판이 펼쳐져 있네요. 오랜만에 보는 좌판 모습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왼편에 <예산상회> 간판이 보입니다. tong이 찾은 날 예산상회 주인 부부가 동네주민들이 찾는 아채며 과일, 마늘 등을 좋은 것으로 골라주고 있었습니다.
발그레한 자두가 한 상자 그득 담겨있네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강낭콩도 망사자루에 가득입니다. 예산상회 주인이신 차성학 님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곳에서 장사한지 올해로 15년째 인데, 좋은 물건을 갖다 놓으려고 노력하지요.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다 가지요. 사람 사는 정을 느끼며 삽니다. 오늘은 아주 좋은 마늘이 들어왔어요. 어르신들이 많이 찾으시는데 그분들께서 오래도록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 곳은 두부를 매일 직접 만들어서 파는 가게 <두두식품>입니다. 두부, 순두부를 비롯하여 참기름, 볶은 율무, 볶은 메밀, 국수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두두식품의 주인인 김미향 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4년여 전에 가게를 인수하였어요. 우리 가게는 두부를 직접 만들어서 팝니다. 그래서 맛있는 두부를 판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단골들이 많이 찾아주시지요. 요즘은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볶은 율무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꾸준히 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 되지요. 제가 몇 달 째 먹고 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유진상가 맞은 편에서 홍제천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여름 저녁 나절쯤 홍제천을 걸어 포방교 위로 올라가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시장에서 주는 정을 담뿍 안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