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이야기 기획시리즈 5>
서대문의 숨어있는 역사 이야기를 찾아서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개미마을 풍경"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홍제동 개미마을을 아시나요?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마을로 서울의 몇 남지 않은 달동네이기도 합니다. 홍제역 2번 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좁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면 보인답니다. 최근에 벽화로 더욱 더 새단장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과 희망을 그려나가는 개미마을! 한번 둘러보실까요?
개미마을의 공식 주소는 홍제3동 9-81. 마을 면적은 1만5,000평 정도 된다고 하며, 현재 약 210여 가구 4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개미마을은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을 두르고 살았는데, 이 당시에는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천막이 서부영화에 나오는 인디언마을 같아서였다고도 하고, 인디언처럼 소리지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개미마을" 이라는 명칭은 1983년 주민들이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이 개미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는 빌라와 아파트 단지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여느 달동네가 그러하듯 낡은 지붕과 지붕이 면을 겹치고 있던 개미마을에 사랑과 희망이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이처럼 스산하던 개미마을의 모습이 바뀌기 시작한 건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 130여 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손에 붓을 잡고 잿빛 담벼락에 하나둘씩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대문구와 금호건설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성균관대, 건국대, 추계예대, 상명대, 한성대 등 5개 대학 미술 전공 학생들이 참여해 ‘환영’, ‘가족’, ‘자연진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 등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주제로 마을 곳곳에 51가지의 그림(사랑과 희망)을 그려나갔습니다.
학생들이 그림을 그린 마을의 모습은 몰라보게 바뀌었답니다. 예전엔 금이 가고 낙서로 가득했던 잿빛 벽은 분홍색과 하늘색, 푸른색, 초록색으로 산뜻한 마을이 되었답니다. 그 위에 강아지, 바다, 나무, 꽃 등 각양 각색의 그림이 그려지고, 처음에 그림 몇 개 그린다고 마을이 달라질까 하며 반신반의하던 주민들도 마을 분위기가 바뀌자 요즘들어 개미마을 사람들의 얼굴에서 환한 웃음을 자주 볼 수 있었답니다.
이제는 제법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개미마을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기고 마을에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좋은 일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기대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개미마을에서 사랑과 희망은 점점 더 커져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산책하기 좋은 요즘같은 가을날씨~!
사랑과 희망이 넘쳐나는 개미마을 한번 다녀오시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