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째 맛을 이어가는 소문난 맛집-서대문구 명지대<모래내 곱창>
요즘 주변에서 퇴직후 창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예전에는 명예퇴직 후 퇴직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퇴직금으로 무언가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자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러나 창업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죠.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을 했더라도 사업에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위기의 순간에 끊임없는 노력으로 기회를 잡아 성공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두려움을 몰아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줍니다.
서대문구 명지대 앞 남가좌2동 주민센터 옆에는 소문난 맛집이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집으로만 알았는데 단골이 되다보니 주인 할머니 사장님의 창업 스토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모래내 시장 변두리에서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들과 함께 2대째 맛을 이어오며 많은 단골들로 입소문이 난 서대문구 명지대 <모래내 곱창>의 성공 스토리, TONG과 함께 들어보실래요? ^^
인생의 위기를 기회와 노력으로 바꾼 용기 있는 선택-"곱창과의 운명적 만남"
김재희(70) 할머니가 곱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창 일할 나이, 갑자기 찾아온 자궁암으로 인해 수술 후 집에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평생 일을 했던 터라 집에서 쉬는 것이 여간 곤욕스럽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모래내 시장 근처에 곱창집에서 아르바이트 주방 아줌마를 구한다는 전단을 보았고 두 달 반 동안 곱창을 굽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곱창을 손질하고 볶는 일이 손에 익지 않았지만 두 달이 지나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양념이었는데 며느리도 모르는 양념의 비법을 일이 끝나고 집에 가서 이것 저것 넣어 보면서 비슷하게 흉내를 낼 정도가 되었답니다.
쉬는 날마다 곱창을 볶아 맛을 보는 것은 남편과 아들의 몫이었습니다. "가게 하나 차려도 손색이 없겠다"는 말로 창업을 독려했던 아들과 아내의 창업을 위해 쌈지돈까지 털어준 남편의 도움으로 모래내 시장옆 변두리에 작은 곱창집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나이 50세 때의 일이었습니다.
창업과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가족의 힘"
모래내 시장에서 맛있는 곱창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16년 동안 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결과 건강도 회복하고 자녀들도 진학시키고 결혼도 시켰습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의 일을 돕던 아들(권혁성, 50)이 어머니의 맛을 이어 받아 2대 사장님으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재치 있는 말솜씨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아들 덕에 좀더 많은 손님들이 생겼다고 하네요.
모래내 시장의 재개발로 인해 남가좌2동 주민센터로 자리를 옮겨 단골이 끊어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예전 단골들이 전화로 길을 물어 찾아 주셨고 명지대 학생들 손님들도 많이 찾아 주셔서 예전보다 더 많은 손님들로 가게 안은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가게를 찾는 손님도 많지만 1인분도 포장이 가능해 포장 주문하는 손님도 많다고 합니다. 1인분이라도 워낙 푸짐하게 주니 가족들 저녁 메뉴로 손색이 없습니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어머니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이 지금까지 손님들이 많은 진짜 이유가 아닐까요? 물론 맛도 이유이지만요.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여 성공한 사장님의 노력과 수고가 고스란히 베어 있는 <모래내 곱창>으로 맛있는 저녁 식사 하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도 명지대에 가면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만드는 맛있고 넉넉한 인심이 가득한 매콤한 곱창이 지글지글 익어 가고 있습니다.
글, 사진 블로그시민기자 서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