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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서대문] 용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 용서에 대하여

서대문TONG 2021. 7. 21. 09:15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어갈수록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게 되며, <용서>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의 강남순 교수가 지은 "용서란 무엇인가"를 소개해 드립니다.

용서! 과연 어디까지가 참다운 용서이며, 神에 앞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용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리고 내가 알고 있던 용서라는 개념이 얼마나 작은 테두리였을까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계기였어요.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용서에 대한 글을 읽으며 용서에 대한 눈이 조금은 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종종 했던 말은 '엄마는 너희들이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그 어떤 잘못을 해도 다 용서할 수 있어'라는 말이었습니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는 말이 있듯,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작은 거짓말을 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부모들은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용서할까요, 아니면 조건적인 용서를 할까요.

이 책에는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예수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었기에 눈여겨보았어요. 아렌트는 용서를 일컬어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가능성을 열어주는 행동"이라고 했는데 철학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구절입니다. 그리고 또 "미래가 불확실하다 해도 그 미래에 대한 약속에 자기 자신을 연결해 놀고 살아간다"고도했는데 요즘 이 말을 자꾸만 되뇌어 보고 있습니다.

용서에 대한 글을 심도 있게 쓴 강남순 교수의 역량이 대단합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용서에 대한 개념을 폭넓은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예전보다 더욱 잔혹한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상황 우리는 용서와 화해에 대하여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용서의 외적 요소에는 가족, 상담자, 종교지도자, 신앙, 명상, 책, 자연 등이 있다고 합니다. 즐겨 읽는 책과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자연 속으로 걷는 일이나 명상 등이 어느 정도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이 그 예일 수 있어요.

분노 자체가 죄가 아니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크든 작든 분노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법, 분노의 감정 후에는 자책감을 느끼게 되는데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수긍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용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용서의 외적 요소(가족, 상담자, 종교지도자, 신앙, 명상, 책, 자연 등)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더운 여름날 읽었던 <용서에 대하여>가 귀하게 느껴집니다. 정치적 용서와 종교적 용서 부분은 다시 한 번 정독을 해야겠습니다.

"용서란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었다" -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용서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다" - 자크 데리

 

두 사람이 정의한 용서에 대한 구절이 힘겨운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이 이 책의 책심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용서에는 완결점이 없다. 진정한 사랑에 완결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용서란 한 발자국씩 발걸음을 떼어놓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