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서대문]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나는 걷는다, 고로 철학한다" 본문

[책 읽는 서대문]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나는 걷는다, 고로 철학한다"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21. 6. 28. 15:27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요즘, 건강을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걷기입니다. 걷기는 단순히 걷는 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색과 치유의 힘을 기르게 되지요.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은 색다른 책 읽기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는 그거 걷기란 무엇인지를 써 내려가는 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이 책의 저자인 프레데리크 그로는 프랑스 철학자로 파리12대학과 파리정치연구소의 정치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데 그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한 번 볼까요?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튀르 랭보, 장 자크 루소,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제라르드 네르발, 이마누엘 칸트, 마르셀 프루스트, 발터 벤야민,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 프리드리히 휠덜린...

 

철학자, 시인, 정치사상가, 소설가, 극작가, 미학자, 민족운동 지도자 등등...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인물들이 많지요. 그들의 삶 속에서 걷기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이었을까요?

 

 

특히 아르튀르 랭보의 기행과 방랑, 뛰어난 천재성과 광기는 놀라웠습니다. 그가 걷고 또 걸었던 무수한 길들과 많은 시간들.. 길을 걸으면 영감을 얻고 걸으면서 흔들리는 두 팔과 오솔길의 리듬에 맞추어 지어낸 시 한 편을 가지고 돌아왔던 그! 가을날 몇 날 며칠 동안을 황금빛 속을 걷고 밤이 되면 별들을 지붕 삼아 길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는 구절을 읽을 때는 가슴에 싸아-한 아픔이 번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철학자들은 안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산다는 말은 또 어찌나 신선하게 다가오던지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마르셀 프루스트의 산책 이야기는 매우 신선합니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그는 아홉 살 때부터 천식으로 고생했고 평생을 병약한 체질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20세기 소설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일곱 권으로 구성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지요. 그가 즐긴 산책이 아니었다면 그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산책을 하면서 듣는 자연의 소리는 음악이었고 사랑이었겠지요. 그리고 오묘한 자연의 빛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을 겁니다.

 

 

간디 편에 아노는 글귀 중 '우리는 걸으면서 자기 자신과 결산을 한다. 자신을 바로 잡고,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은 걷기에 대한 가장 간단명료한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간디는 걷기의 움직임에서 꿋꿋하고 참을성 있게 잘 참아내는 차원을 찬미한다고 했지요. 

 

 

이 차원은 매우 기본적인데 그 이유는 걷기는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간디는 평생을 걷고 또 걸었으며 이 걷는 습관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마음의 고통 속에서 자유를 누린 것도 걷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걷기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들에게 사유할 수 있는 철학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세계를 책 한 권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복잡합 일들이 많아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가끔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가 많아집니다. 그럴 때 문득, 사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혀 그 답을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길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안산 자락길, 홍제천 등 걷기 좋은 길이 곳곳에 있는 서대문구는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기기에 충분하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초록빛 잔디 위를 걷고 있는 것처럼 평화로웠습니다. 이 느낌은 꽤 오래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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