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의 적정심리학, 공감의 모든 것 『당신이 옳다』를 읽고
시월은 책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맑은 바람을 벗삼아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들고 공원에 앉아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보고 싶은 시간이지요. 오늘은 책을 들고 억새가 한창인 가까운 공원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자연을 벗삼아 독서를 하니 마음에 행복한 기운이 스며드는 것 같았답니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를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상대의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옳다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30여 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속마음을 듣고 마음을 나누며 상담을 하면서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속에서, 혹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사고를 당하며, 가까운 사람들과의 의견충돌이나 생각의 차이 등으로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게 됩니다.
이 책은 심리적 CPR(심리적 심폐소생술)에 대한 대용을 담고 있는 <공감행동지침서>라고 할 수 있지요. 심리치유의 토대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가가 치유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기에 편안한 호흡으로 읽으며 오랫동안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었던 불편함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하지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공감해 주는 사람에게 반드시 반응한다고 해요. 그만큼 공감해 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내가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던가, 있었다면 언제였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이십대 무렵의 어느 한 시기였고, 그 시기를 지나 오랜 세월이 흐르고 인생의 가을쯤에 서 있는 요즘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누구를 만났을 때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요?’ 보다는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마음 상태를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야기가 이어질 것입니다.
자식을 개별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키웠는지도 새삼스럽게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완벽할 수 없는 존재가 사람인지라 누구에게나 사과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는 있을 겁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잘못한 것은 진정으로 사과해야 하며, 사과에는 부작용이 없다고. 그리고 10년 20년이 흘렀어도 사과는 꼭 해야한다.”고. 진정성을 담아 사과해야 하며, 사과할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사과하면서 살아간다면 인간관계가 훨씬 부드럽고 따스해지지 않을까요?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아이들과 대화해야 할까를 고민하시는 분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분들, 심리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안개가 걷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지요. “자기 존재에 주목을 받는 이후부터가 제대로 된 내 삶의 시작이며, 공감은 힘이 세며 공감할 때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진다”는 구절을 음미해 보면서 앞으로는 대화할 때 상대의 마음을 인정해 주고 옳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