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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모드 몽고메리 자서전을 읽고

서대문블로그시민기자단 2018. 1. 17. 08:58

'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모드 몽고메리 자서전을 읽고

 

'빨강머리 앤'은 어린 시절의 독서 추억을 생각할 때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얼굴 가득 미소가 떠오르는 책입니다. 천진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앤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앤은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던 나이 지긋한 미혼 남매인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잘못 입양되었지만 명랑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해 가지요.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는 많은 소년 소녀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감동과 순수의 세계를 선물했지요.

'빨강머리 앤'의 작가인 루시모드 몽고메리 자서전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의 사진이 마음을 끌어당겼습니다. 타원형의 동그라미 안에 있는 몽고메리의 사진을 찬찬히 보았습니다. 맑은 웃음과 단아한 얼굴 표정에서 그녀의 자서전은 어떤 내용일까 상상해 보았지요. 

 

 

이 책은 출간된지 100년이 지난 책입니다. 1874년에 출생하여 1942년에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자서전을 읽는 재미가 여간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읽는다는 것! 100년의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꾸준히 읽히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겁고 행복했답니다. 동심은 모든 어른들의 고향이라고 하지요. 

태어난지 21개월만에 어머니를 잃고 외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한 몽고메리. 그녀가 태어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인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과, 사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캐번디시의 오래된 농장으로 아름다운 시간 여행을 함께 떠나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자연환경은 한 사람의 생애에 참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요.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외할머니, 이모들과 아버지의 사랑 속에서 구김살 없이 자란 몽고메리는 9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학적인 소양을 넓혀가게 되었고 성장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글로 표현하게 됩니다. 

 

 

여섯 살에 학교에 입학하고 그 다음해 놀이친구들과 쪽빛 바다에서 송어를 잡고, 숲 속에서 산딸기를 따면서 친구들과 놀이집을 짓고 놀이 정원을 가꾸며 놀았던 기억 등이 그녀의 작품 속 무대가 되어가는 과정이 빛나는 보석같았습니다. 

작가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언제나 삶의 중심 목표였다는 대목에서 한동안 책장을 덮고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의 중심 목표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중심 목표를 위하여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져 보게 되었지요.

 

 

몽고메리는 어른으로 성장하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24세에 교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 이후 신문사의 직원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출판사로 작품을 보냈고, 출판사로부터 되돌아오는 원고가 많았어도 좌절하지 않았지요. 결혼하여 남편과 떠난 영국여행에서의 시간은 그녀의 삶을 한층 빛나게 합니다. 그녀의 일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삶의 향기와 지혜에서 청량함이 묻어났습니다. 

 

 

여행과 모험, 독서, 삶을 바라보는 깊은 사색과 인간을 향한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가 몽고메리라는 위대한 작가를 탄생시켰을 겁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몽고메리의 생가를 가 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캐번디시에 있는 초록지붕 집과 그녀가 태어난 방, 몽고메리의 묘도 보고 싶습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호숫가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책의 중간쯤에 있는 사진을 몇 번이나 보면서 나의 버킷리스트에 한 가지를 추가해 봅니다.

작가를 꿈 꾸는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다시 한 번 빨강머리 앤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께 몽고메리 자서전을 권해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의 오솔길을 걸어보세요. 가슴 밑바닥에서 우윳빛 그리움이 몽실몽실 피어오름을 느끼실 겁니다. 출간된지 100주년이 넘은 책을 읽는다는 것, 멋진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