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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6. 10. 28. 17:23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은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곁 표지에 파스텔톤 색깔의 빈 의자가 세 개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빈 것이 주는 느낌에 대하여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먼저 기다림을 머릿속에 떠올렸습니다.

 

 

 책의 저자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에서 태어나 1960년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일본이 아닌 영국인 것은 작가가 영국에서 성장하면서 문학을 공부하였기 때문입니다. 독창적인 이야기를 끌어나가가는 솜씨가 놀라웠고 즐거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슴이 먹먹하도록 슬프게 읽었습니다.

 

 

 주인공 스티븐스는 영국의 저명한 저택, 달링턴 홀의 집사로 평생을 보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생애 첫 여행을 떠나는 스티븐스는 젊은 날 사랑했던 여인 켄턴 양이 보내온 편지를 읽으며 떠난 여행길에서 외골수로 최선을 다하여 살아온 자신의 지난 시간을 회상합니다. 

 

 스티븐스는 그 무엇보다 집사라는 직업인 '일'을 중요시 하는 남자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혹여나 시간 여유가 있을 때에도 오로지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는 인물이지요. 그 시절의 달링턴 홀은 회의실과 사교모임을 복합적으로 할 수 있었기에 집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였습니다. 


스티븐스는 집사의 직무를 완벽하게 처리합니다. 그리고 품위있는 집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 달링턴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면서 달링턴 경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그 중심에 있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만큼 완벽한 집사로 살아갑니다. 젊은 시절 집사였던 아버지가 운명하는 순간에도 손님의 접대가 우선일만큼 투철한 직업정신에 마음 한 구석이 허탈해지기도 했지요.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입니다. 히틀러가 등장하여 다시 일어서려는 시점이지만 30년을 건너뛰어 달링턴 저택이 미국인 패러데이 경에게 스티븐스와 같이 매매되었고 직원들을 다시 구하는 시점에서 집을 비우게 되는 패러데이 경이 스티븐스에게 여행을 권유하게 되었는데 여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당연히 켄톤 양이 있습니다,

 

 

 켄턴 양은 스티븐스를 사랑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여 저택을 떠났는데 스티븐스에게 간간히 카드와 편지를 보냈지요. 스티븐스는 카드와 편지 속에서 켄턴 양이 결혼을 후회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이 때문에 켄턴 양이 다시 저택에서 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행을 결심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켄턴 양은 스티븐스를 사랑하였기에 남편에게 집중하지 못했지만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이제는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젊은 날 일이 우선이었기에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스티븐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각자의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것이지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그릇대로 살아갑니다. 30년을 넘게 집사일에 최선을 다한 스티븐스의 숨겨진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켄튼 양과의 짧은 만남을 끝내고 달링턴으로 복귀하는 그는 유머와 농담을 좋아하는 새로운 주인을 위하여 유머와 농담을 익혀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습니다.

 

 

 젊은 날의 사랑은 바람처럼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 희망은 있습니다. 

세월이 흘렀기에 마음속에 여유를 갖을 수 있을만큼의 연륜이 생긴 것이지요. 인생의 황혼기에 비로소 잃어버린 사랑을 애틋하게 추억하며 허전함과 애잔함을 품고 자신의 남아 있는 날들은 자신을 위하여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의 공간이 스티븐스에게 생겼음을 알았습니다.

 

  선창가에서 만난, 집사 일을 하다 퇴직한 지 3년이 된 노인은 스티븐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떄이다. 하루의 일을 끝낸 당신은 다리를 쭉 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남아 있는 나날은 하루 중 저녁과 같은 시간이지요. 남아 있는 나날을 즐기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제임스 아리보리 감독이 만든 영화 '남아 있는 나날'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졌습니다. 

책에서 느낀 감동을 영상으로 보면서 다시 한 번 남아 있는 나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남아 있는 나날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이 책이 그 생각의 출발점이 되는 기회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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