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 마을북카페 북페스티벌에 가다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도서관과 북카페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요. 책이 많은 장소가 주는 특유의 아늑함은 그 어느 공간도 주지 못하는 느낌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7월 2일, 북아현동 주민센터 2층에 있는 마을북카페에서 북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이 날 열린 북페스티벌에서는 마을주민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 애벌레 이야기(초등학생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놀이), 엄마랑 아기랑 보드게임, 맹인 길찾기 게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요. ‘차 마시고 마음 찾고’라는 주제가 있는 행사였습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둥글고 네모난 테이블에 삼삼오오 앉아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요. 무엇보다 의자에 앉는 것보다 더욱 편하게 느껴지는 테이블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널찍한 테이블에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또 여러 사람들과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한다면 시간도 금세 흘러가겠지요.
북아현동 주민센터 2층에 있는 마을북카페는 2013년 1월 23일에 문을 열었는데 이 곳은 <책,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답니다. 카페가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문화행사(민요이야기, 오페라 이야기, 동화이야기 등), 자녀교육 특강, 노인치매예방놀이교실, 초등학생 독서교실, 어머니 독서모임, 영화상영, 북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요.
북페스티벌에서는 블루데이북을 통해 그림투사(심리검사)를 진행하고, 초등학생 저학년 대상의 책놀이인 애벌레이야기가 진행되었답니다.
책을 ‘읽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놀이’로 생각할 수 있게끔 이끄는 프로그램이었지요. 어린이들이 책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보드게임도 인기가 많았답니다.
한편에서는 맹인 길찾기 게임이 열리고 있었지요. 안대를 하고 잠시나마 시각장애인들이 어떠한 생활을 하고,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를 느껴보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북카페 운영자 김정년 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1년 7개월 동안 북카페를 운영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이곳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와서 아이들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엄마들은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나눕니다. 카페 바로 옆 건물에 장애인 복지관이 있는데 북카페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대견하게 느껴지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곳에서는 아이들이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게임을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모두들 잘 지키고 있어요.
요즘 성인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보내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시력과 자세까지 나빠지고 있음은 물론 타인과의 관계 또한 소원해지기 쉽습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시간이 줄어들기도 하구요. 이 곳에서는 스마트폰 대신 책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빵과 과자 등 간식은 김정년 님이 모두 손수 만드신 것입니다. 9시에 북카페가 문을 여는데 보통 7시 30분쯤 나오셔서 빵과 과자 등을 손수 만드신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엄마들을 위하여 커피도 직접 내리시지요. 이러한 간식들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북카페에서 집중하여 책을 읽고 있는 김나라(아현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는 북카페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저는 거의 매일 북카페를 와요. 매일 한 시간 정도 책을 읽다 가는데 모험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요. 우리 동네에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좋아요.
북카페에서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분들은 ‘리딩큐어 협회’에서 활동하시고 있는데요. 리딩큐어가 생소하시지요?
리딩큐어는 ‘독서심리치료’라는 뜻으로, 독서를 통해서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상황을 해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북카페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좋지요. 특히 저는 북카페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요. 편안한 느낌, 아늑한 느낌이지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작은 테이블을 몇 개 정도 더 만들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두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면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장동숙(리딩큐어협회 자격증 이사, 사진 왼쪽)
북카페에서 만나 공부도 하고 차도 마실 수 있어서 자주 오지요. 이렇게 좋은 공간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홍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입구에 배너를 설치한다든가 현수막을 만들어 널리 홍보를 한다면 더 많은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겠지요? 북카페에서 운영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 김은숙(리딩큐어협회 교육부 이사, 사진 오른쪽)
두 분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북카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조금 더 나은 북카페 운영을 위해 제안해 주신 사항들이 개선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지요? 더운 여름을 시원한 북카페에서 읽고 싶은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을 이야기하면서 보내는 계획을 세워보셨으면 합니다. 책, 문화, 그리고 사람이 어우어지는 공간, 마음이 따뜻해 지는 공간, 북아현마을북카페가 여러분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