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곳, 광양 매화문화축제를 다녀와서
긴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면서 남도에서는 꽃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도 지금 봄꽃들이 피어날 채비로 분주하고 있지요. 아마도 곧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어여쁜 꽃망울 터뜨리겠지요.
3월 22일부터 30일까지 전남 광양에서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화축제의 첫날인 3월 22일, 광양으로 매화를 보러 길을 떠났습니다. 서울의 고궁이나 산 속에서 몇 그루의 매화를 본 적은 있었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광양의 매화를 한 번쯤 꼭 보고 싶었답니다. 서울에도 곧 꽃이 피겠지만 광양 매화마을의 환한 꽃소식을 여러분께 먼저 보여드릴게요. 눈으로 마음으로 마음껏 보셨으면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잔잔하게 흔들릴 것 같은 섬진강을 따라 광양으로 가는 길은 봄으로 가득했습니다. 노란 개나리도 활짝 피었고 산수유도 피어나 봄 햇살 아래서 마음껏 꽃노래를 부르고 있었지요.
섬진강을 따라 길을 달리는데 여기저기서 매화꽃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광양 매화마을에 도착하자 매화꽃 향기와 더불어 하얗게 뒤덮인 매화에 저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매화를 찾아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했답니다.
광양에는 많은 매실농원이 있지요.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홍쌍리 여사의 매실농원은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크고 깊은 항아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매화꽃이 지고 나서 매실이 열리고 알맞게 익었을 때 수확한 매실은 이 항아리들에 담겨 숙성되어 여러 가지 매실 음식이 만들어집니다. 매실원액, 매실장아찌, 매실 고추장, 매실 된장, 매실 간장등으로 만들어집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은 기를 내리고 가슴앓이를 없애며,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하네요. 또한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찾게 해 준다고 하네요.
여러 갈래의 산책로마다 매화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들과 함께 매화를 보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 꽃처럼 곱습니다.
꽃을 보러 길을 떠난다는 것은 사람들 마음에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낭만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지마다 수없이 피어나 향기를 퍼뜨리고 있는 매화나무들입니다. 옛 선비들은 마당에 매화가 피어나면 그리운 벗을 청하여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다운 이야기를 하면서 시를 읊었다고 하지요. 그만큼 매화는 고혹적이며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매화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예쁜 봄꽃도 눈길을 사로잡았답니다.
길 곳곳에 세워진 시비(詩碑)의 시를 읽어보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처음으로 만난 광양의 매화향기와 꽃의 어여쁨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살아가는 순간순간 기쁨을 주겠지요. 꽃노래를 마음으로 부르며 다가오는 봄을 두 팔 벌려 맞이할 준비를 해 봅니다.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