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두리되고 두리가 하나되는 집 <구세군 두리홈>에 다녀와서
서대문구 천연동에 자리한 두리홈에는 임신과 출산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미혼모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사회는 미혼모와 미혼모 가족을 외면했고 그 결과 세계 최대의 입양 송출국이 되었습니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잘 성장해 고향을 찾는 훈훈한 소식도 있지만, 입양 가정에서 불행을 겪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입양은 보내진 자녀 뿐 아니라 입양보낸 미혼모에게도 고통스런 일입니다.
두리홈에는 엄마가 되는 길을 택한 미혼모들에게 아이와 함께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TONG이 두리홈 추남숙 원장을 만났습니다. ^^
Q. 우선 미혼모자시설인 '두리홈'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두리홈에는 임신과 출산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미혼모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그들은 아기를 낳고 젖을 물리며 조금씩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계획하지 못한 임신으로 어려움에 처한 미혼모자에게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제공하여 출산, 산후 몸조리, 입양 및 아기 양육과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입니다. 분만 혜택과 숙식 보호를 필요로 하는 미혼 임산부면 누구나 입소하여 1년 동안 생활 할 수 있으므로 교육 이수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6개월 더 머무를 수 있습니다. "
Q. 두리홈에는 누가 들어올 수 있나요?
"분만 혜택과 무료 숙식을 필요로 하는 미혼 임산부라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오시면 되는데요,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기본증명서(미성년자),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합니다. "
Q. 사실 '미혼모'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많을텐데요, 원장님께서 함께 생활하셨던 미혼모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저는 미혼모 시설을 운영하며 그들의 생활을 예전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 역시 편견으로 그들을 문제아라 판단했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가정의 폭력, 이혼, 재혼 등으로 인한 가족 구성원의 해체와 학대, 방임에서 나타난 탈선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과 결핍, 어려움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도덕적 공항상태에 빠져 문제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이지만 양육을 결심하고 자립을 위해 애쓰는 모습은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
Q. 가장 기억에 남는 싱글맘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18살이라는 나이로 두리홈에 입소한 지민씨가 기억이 남네요. 몸조리와 적응기간도 채우기 전에 공부를 시작하여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지요. 검정고시 후 회계관련 자격증에 도전해서 회계관리, 세무관리, 전산세무, 세무회계, 전산회계, 세무관리필기1, 2급을 모두 합격해 자격증이 무려 7개나 있답니다. 현재 강남에 있는 세무사 사무실에 취업했고 20살에 임대아파트를 마련해서 아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회계사를 꿈꾸는 지민씨가 더 크게 성장하길 바라요."
Q. 두리홈에서 나와 함게께 생활 할 수 있는 두리마을이 생겼다는데, 두리마을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두리홈이 임신과 출산을 돕는 곳이라면 출산후 양육을 결정하기 까지 1년 정도가 걸립니다. 양육을 포기하고 입양을 보내는 분도 있지만 요즘은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도 많습니다. 공동생활가정 두리마을에서는 분유와 기저귀 서비스를 지원하고 지역 자원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
Q. 앞으로 두리홈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키즈카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혼모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아 아이들을 키우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빵교육, 마사지사 교육, 회계사교육, 간호조무사 교육등 자립을 위해 적성에 맞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두리홈과 동행해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가족처럼 사랑을 나눠주는 일에 많은 분들이 후원과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인, 아동,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많이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미혼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사회적 편견을 이길 수 있도록 희망을 주고 경제적 어려움을 돕는 두리홈은 미혼모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하나가 되는 두리홈에서 아기를 돌보며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는 작지만 위대한 엄마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글 : 블로그시민기자 서상진
자료제공 : 구세군 두리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