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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부석사 풍경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4. 2. 14. 10:31

눈 내린 부석사 풍경

함박눈이 펑펑 내린 산사의 모습이 보고 싶어 지난 주말(2월 9일) 새벽에 길을 떠났습니다.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로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오늘은 카메라에 담아 온 한 겨울,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부석사의 풍경을 여러분께 전해 드리려 합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지요. 태백산, 소백산 자락에 안긴 장엄하면서도 아늑한 부석사를 눈 속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더없이 고즈넉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겨울나무 가지가지마다 핀 눈꽃이 지난 밤 얼마나 많은 눈이 지상위로 내려왔는지를 가늠하게 해 줍니다.

삼층 석탑과 소나무, 그리고 쌓인 눈이 빚어내는 풍경이 정말 예쁘지요?

국보 제18호인 부석사 무량수전의 모습입니다. 세월이 내려앉은 기둥에서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무량수전 앞에 고요히 자리 잡은 어느 스님의 털신도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무량수전 앞의 석등도 마찬가지이구요.

부석(浮石)입니다.

 

신라 문무왕 1년(661)에 의상스님이 화엄학을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에 갔을 때 의상스님을 연모한 ‘선묘’라는 낭자가 있었다. 의상스님이 장안 종남산 지상사의 지엄삼장 문하에서 10년간의 수학을 마치고 심오한 경지에 이른 후 귀국 뱃길에 오르자, 뒤늦게 소식을 들은 선묘가 선창으로 달려갔으나 의상스님이 탄 배는 벌써 수평선 뒤를 사라지고 없자 바다에 몸을 던져 용으로 변신하여 의상스님이 탄 배를 호위 무사히 귀국하게 하였다 한다.

그 후 의상스님이 화엄학을 펴기 위하여 왕명으로 이곳 봉황산 기슭에 절을 지으려고 할 때, 이곳에 살고 있던 많은 이교도들이 방해하자 선묘신룡이 나타나 조화를 부려 이 바위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물리쳤다 하여 ‘부석’이라 불렀다고 한다.

조선 숙종 때 이중환의 택리지 기록에 의하면 “아래윗바위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어 실을 넣어 당기면 걸림 없이 드나들어 뜬돌임을 알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이리하여 절 이름을 ‘부석사’라 불렀으며, 그 후 선묘신룡이 부석사를 지키기 위해 석룡으로 변신하여 무량수전 뜰 아래 묻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부석사를 돌아보는 중에 스님 몇 분이 함박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드는 한 장면이었지요.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가슴 깊은 곳까지 상쾌해지는 시원한 풍경이지요?

눈 덮인 기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소복이 쌓여 어느 누구의 손길도, 발길도 닿지 않은 눈의 정말 희고 깨끗하지요?

자연 속에서 사람들은 겸허해지는가 봅니다. 산사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로웠으며 하얀 눈을 가지에 얹은 겨울나무들은 묵향이 물씬 묻어나는 수묵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 눈 속에서 바라본 부석사의 정경을 한 편의 시로 옮겨보았습니다.

겨울, 부석사에서

                                                      유지희

 

하얀 눈(雪)에 소리가 있다면

바람에 저항하지 않는

새벽 풍경소리로

가슴에 물결치리라

 

나뭇가지마다 핀 눈꽃이

오롯이 기도가 되는 시간

그 기도는 얼마나 순수한 영혼인가

얼마나 간절한 염원인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서 느껴지는

깊고도 따스한 세월의 흔적 앞에서

우리는 비움의 의미를 깨닫는다

비워야만 다시 채워진다는

소박한 진리를 애써 외면했던 날들이

부끄러운 미소가 되어

소백산의 겨울 향기를 담고

살며시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눈 뜨고 자는 목어(木魚)처럼

마음의 눈을 떠야할 때

안양루에서 하늘을 보고

어머니 품 속같은 소백산을 오래도록 바라볼 일이다

 

그리하면 어느새

가슴은 푸른물이 들 것이며

두 눈은

달빛처럼 부드러워지리니

 

오늘 밤 나는

부석사의 눈 내리는 길을 꿈 속에서 걸어야겠다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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