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청 티스토리 블로그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을 종료합니다.(2023.7.1.) 서대문구청 네이버 블로그에서 만나요!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청령포 여행] 단종의 슬픔을 간직한 청령포 이야기

서대문TONG 2011. 3. 11. 18:34

소한과 대한이 모두 지났어도 여전한 추위가 계속되고 있는 날, 겨울 여행을 떠났습니다. 4년 전 가을에 찾았던 강원도 영월에 있는 청령포를 깊은 겨울에 다시 찾아간 것이지요. 가을에도 멋진 그 곳 이었지만, 겨울에 찾으니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도심에서 벗어난 그 곳에서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는 조선 왕 단조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깊은 산 속 청령포 이야기



청령포는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있는 단종의 유배지로, 2008년 12월에 국가지정 명승 제 50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조선 제 6대 왕인 단종은 1455년에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 당하고 상왕으로 있다가, 그 다음해인 1456년 성삼문 등 사육신들의 상왕복위의 움직임이 사전에 누설됨으로써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군졸 50인의 호위를 받으며 원주, 주천을 거쳐 이곳 청령포로 유배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령포는 동 남 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으로는 육육봉이라 불리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나룻배를 이요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할 수 없는 마치 섬과도 같은 곳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곳은 원래는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곳인데, 물이 꽁꽁 얼어붙어서 얼음장을 밟으며 건너갔답니다. 꽁꽁 언 강물 위에 빈 배가 두 척 쓸쓸하게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에서 내려다 본 청령포의 모습이에요. 형언할 수 없는 쓸쓸함, 그리고 정갈함이 느껴지네요.





단종의 슬픔이 서린 단종어소와 금표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은 단종어소에요. 단종이 유배되었을 당시 단종이 머물던 본채와 궁녀 및 관노들이 기거하던 행랑채가 있으며 밀랍인형으로 당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들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도 참 신기해하며 좋아했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종어소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이 참 우직하고 든든해보이죠?



망향탑과 관음송에서 단종의 애절한 슬픔을 달래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은 청령포에 찾는 사람들이 어김 없이 찾는 망향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망향탑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에 따스한 햇볕이 들어 날씨가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은 단종대왕이 유배생활을 할 때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근심속에서도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막돌을 쌓아 올렸다는 탑으로, 단종이 남긴 유일한 유적이라고 합니다. 송씨를 그리워 하는 단종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망향탑에서 바라 본 청령포의 해질녘 풍경을 보니 그 당시 애절했던 단종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다음으로 천연기념물 제 349호로 지정된 관음송을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소나무는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두 갈래로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쉬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소나무가 단종의 유배 당시 모습을 보았으며(觀), 때로는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音)는 뜻에서 관음송(觀音松)이라 불려 왔다고 해요. 소나무의 크기는 높이 30여 미터, 둘레가 5미터로 지상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동, 서로 비스듬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겨울여행에서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조선 6대왕 단종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묻어나던 청령포에 다녀 와 시 한 편을 적어봅니다.



 

청령포를 바라보며

                                                                     

                                                                   

 
                                                                                 
  유지희
 

소나무 숲에서

그립다는 말을 하는 것이 부끄럽다

 

단종의 비애가

가슴 속 깊이에서

회오리 바람으로 일어나

후두둑 빗줄기로 내리고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칼날을 기억한다

 

권력도 부질없고

명예도 부질없는 것임을

지난 후에야 깨닫는 것일까

이곳에서는

하늘을 보아도 가슴 아리고

나무를 보아도 가슴 아릴 뿐

 

목 놓아 울며

떠난 님 불러야 했던

왕후의 시린 어깨는

밤이 새도록 어린 새처럼 떨어야 했으리

 

아아, 시리도록 슬픈 청령포여


 


사진,글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