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사회를 만드는 가치의 발견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에 읽은 책은 인터넷미디어 <오마이뉴스>를 창간한 오연호 저자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입니다.
‘행복’은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해도 좋겠지요?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를 세 차례 방문하면서 다양한 직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행복지수 1위인 나라 덴마크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사회가 행복하기 때문에 개인이 행복하다는 겁니다. 대학교까지의 교육비를 국가가 책임지고, 평생 의료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기에 어떤 일을 해도 남과 비교 당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덴마크의 행복사회를 이해하는 여섯 개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 사회가 나를 보호해 주는 것으로부터 느끼는 <안정>, 남이 부럽지 않은 <평등>, 월급의 반을 세금으로 내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 <신뢰>, 혼자 살아도 의지할 수 있는 <이웃>,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국가가 개인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이 염원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17세부터 40년 동안 요리사와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페테르센은 자신의 일을 즐기며, 40년을 함께 한 노조가 있어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오늘에 만족할 수 있고, 특별한 걱정이 없으니 행복하다고 합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브랜드인 ‘레고’ 본사를 찾아서 인터뷰한 내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레고를 탄생시킨 창업주는 원래 목수였는데 당시 경제 상황이 나빠져서 ‘큰 집이 팔리지 않으면 작은 장난감을 만들어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엄격한 품질 관리와 제품혁신, 노사 간의 대화와 원활한 소통이 무리 없이 이어지니 경영진이나 노동자가 다 함께 행복하다고 합니다.
한편, 국민들의 건강과 인생을 보살펴주는 동네주치의가 있다는 것은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갖게 했습니다. 동네 주민 1,600여명의 주치의를 맡고 있는 의사는 동네 친구와도 같습니다. 25년 간 주치의 일을 하다 보니 몸이 아파서 오는 경우보다 심리적인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말에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덴마크는 높은 세금으로 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어 내기에 빈부격차가 그리 크지 않고,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덴마크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휘게’ 이지요. 휘게란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명사입니다.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줄 알기에 그들은 행복합니다. 해가 짧아서 어둡고 추운 나라지만 그들은 긴 밤을 가족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면서 휘게 문화 속에서 편안함과 평등을 느끼니 행복도 따라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한 번 쯤은 몇 발자국 물러나서 앞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학년이 올라가면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바뀌는데요. 덴마크는 9년 동안 한 담임이 같은 반을 맡는다고 합니다. 물론 단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안정감 있게 공부할 수 있고 선생님들은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게 되니 긍정적인 점도 크게 작용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등수를 매기지 않고, 한 가지 잘하는 것을 칭찬해 주는 교육제도가 행복지수 1위인 나라를 만든 밑바탕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덴마크의 교육철학 핵심인 ‘즐겁게’ 와 ‘자유롭게’가 우리나라 교육에 실질적으로 도입되기를 꿈꾸어 보았습니다. 즐겁고 자유롭게 공부하다보면 스스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요?
책의 뒷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덴마크를 배우고자 한 지가 무려 90년이나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심훈의 농촌소설 ‘상록수’와 가나안 농군학교, 풀무학교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요. 생각의 여유를 갖고 우리의 교육현실에 맞는 변화를 모색해 보고 실천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분명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는 청년들, 행복한 사회를 일구려 노력하는 분들, 교육에 종사하는 분들께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