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읽기 좋은 책,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짧은 글 긴 침묵'을 읽고! 본문

가을에 읽기 좋은 책,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짧은 글 긴 침묵'을 읽고!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8. 8. 24. 16:23

가을에 읽기 좋은 책,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짧은 글 긴 침묵'을 읽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 특히 수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읽혀지는 책인 미셸 투르니에의 <짧은 글 긴 침묵>을 읽었습니다. 1998년 10월에 초판을 펴낸 이후 지금까지 2판 6쇄까지 내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책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1924년에 파리에서 출생한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집인 <짧은 글 긴 침묵>은 오랜만에 산문집 읽는 재미에 흠뻑 빠지게 했습니다. 재미있되 결코 가볍지 않은, 머리와 가슴으로 생각할 거리가 아주 많은 글이어서 읽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기도 했지요.

 

 

 

 

집, 도시들, 육체, 어린이들, 이미지, 풍경, 책, 죽음 등 여덟 개의 장속에 짤막한 텍스트들로 글쓰기가 이어집니다. 어느 장은 산문이라기보다 시(詩)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아름다운 사유의 깊이를 만나기도 했지요.

 

 

 

 

프랑스의 어느 사제관에서 25년째 거주하면서 독신생활을 한 작가 특유의 예리하고 폭넓은 시건과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 때로는 역사의식을 갖고 써내려간 글과 마주하면서 놀랍기도 했답니다.

 

글 중간에 '계단을 오르는 일은 힘들고, 내려가는 일은 위태롭다'는 구절을 읽을 때 가슴 한 구석에서 쏴아 하고 바람이 부는 듯 했습니다. 계단은 우리네 인생을 비유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삶 자체가 힘들고 위태롭다는 것이겠지요. 매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면서 때로는 한 발 물러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겠지요?

 

프랑스의 여러 고장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그림을 보는 듯 풍경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프로방스와 아를르는 특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산문이면서 작가의 삶의 기록이고, 한편으로는 역사의 기록인 책이기에 한 편 한 편을 정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쓴 이야기 중에 모로코와 카사블랑카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기 안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지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은 오랜 시간 곰삭은 포도주처럼 깊은 향기가 납니다.

 

 

 

 

8개의 장 중 '육체'에 대한 글 중에 '늙는다는 것, 겨울을 위하여 선반에 얹어 둔 두 개의 사과. 한 개는 퉁퉁 불어서 썩는다. 다른 한 개는 말라서 쪼그라든다. 가능하다면 단단하고 가벼운 후자의 늙음을 택하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단단하고 가벼운 삶' 그 말 안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여러 각도로 생각했지요. '단단하다'는 것은 강인하고 내실 있으며 곧은 의지로 사는 것이며, '가벼운 삶'은 거스를 것 없는 비어있음의 충만한 삶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의 시간을 살아가면서 단단하고 가벼운 삶을 지향해야겠습니다.

 

 

 

마지막 장에 다룬 '죽음'에 대한 글은 깊어가는 가을날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하고 시리도록 새파란 겨울 하늘같기도 합니다. 삶을 사랑하는 시간이 끝나고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흔히 말하는 '죽음은 삶의 연장'이라고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끄럽게 번역되어 책읽기가 즐거웠는데 번역의 중요성도 새삼 느꼈지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막바지인 듯합니다. 이 더위가 끝나면 언제 그렇게 더웠나 싶게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겠지요. 사색의 계절인 가을을 <짧은 글 긴 침묵>을 읽으며 맞이해 보면 어떨까요? 사색의 창을 한껏 열고 가을을 향해 웃음을 터뜨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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