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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도서관 인문학 특강] 시인의 마음으로 바라 본 산사, 그 오래된 풍경!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7. 11. 30. 08:38

[서대문도서관 인문학 특강]

시인의 마음으로 바라 본 산사, 그 오래된 풍경!


 

 


 

깊을대로 깊어진 가을의 끝자락인 11월 29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대문도서관 2층 세미나실에서 "2017 도서관대학 책으로 통하고 소리로 통하다. 5차 특강"이 열렸습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바라 본 산사, 그 오래된 풍경"이라는 포스터 문구처럼 강의를 듣는 동안 어디선가 고즈넉한 산사의 늦가을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이번 강의는 <피었으므로. 진다>의 작가인 이산하 시인의 특강이었어요. 지난 4월, TONG을 통해 <피었으므로, 진다>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지요. '피었으므로, 진다' (바로가기 클릭)



이산하 시인은 1987년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폭로하는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기도 했던, 시대의 아픔을 몸소 겪은 작가입니다.

 


이번 특강에는 30여 명이 참여하셨는데 모두들 작가의 말씀을 놓칠세라 귀를 기울이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작가가 찾아간 많은 산사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쓴 수필집을 먼저 읽어보았기에 이번 특강은 더 의미가 깊었어요. 



차분하게, 마치 산사의 정경을 보는 듯 했던 특강 내용을 옮겨 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외할머니가 주지로 계셨던 산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스님이신 외할머니와 선문답 같은 대화를 나누고 산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진정한 답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일주일간 묵언 면벽수행을 하던 객승을 따라 운문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운문사는 수평을 지향하는 사찰입니다. 계단이 거의 없이 지어진 사찰이지요. 또한 운문사는 널리 알려진 대로 비구니 사찰입니다. 운문사에서 새벽예불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법당에서 새벽 3시에 촛불 아래서 예불을 드리는 200여명의 비구니! 그 예불 장면은 실로 장엄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 충격이 왔습니다. 그들은 저와 비슷한 또래의 17~18세 소녀들이었습니다. 한낮에 노송 사이를 뛰어다니던 여승의 모습과 새벽 3시의 여승의 모습. 그 두 모습이 양립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고 클수록 사물과 사람과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순천 송광사의 작은 암자인 '불일암'은 법정스님께서 수행하신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 갈 때 사립문 옆에 심어진 동백나무를 보고 옵니다. 그 동백나무는 바로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당한 청년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심어진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산사에 가서 보고 싶은 것은 저마다 다릅니다. 자신의 마음이 머무는 곳을 보고 오지요.


저는 어렸을 때 책 보다는 아버지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목수일을 하셨지요. 아버지께서 하신 평범한 말씀속에 진리가 담겨 있음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새들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만 집을 짓는다. 바람부는 날에 지어야만 태풍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수이신 아버지께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산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저의 시에서는 아직 푸른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숯돌에 잘 갈린 칼을 햇빛에 비추어 보면 푸른 빛이 보입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그 푸른빛이 나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마음 속의 절을 만드는 것(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사찰기행은 바로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특강이 끝나고 작가님께 사인을 받으며 조용히 미소짓는 표정이 더없이 곱습니다.




특강을 듣고 난 소감을 세 분께 여쭈어 보았어요. 위에 소개한 바와 같이 강의 중에 사람들은 산사에 가서 자신의 마음이 머무는 곳을 보고 온다는 내용이 있었지요. 이 세 분은 같은 강의를 듣고 어떻게 다르게 느끼셨을까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는 이산하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무심한 마음으로 걸림없이 사찰을 다녀왔기에 다음번에는 사랑의 눈으로 다시 바라볼 생각입니다. 간단한 단어로 정리해주신 이산하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도윤희 님(왼쪽에서 첫번째)-


"마이크의 음향셋팅이 약간 미비하여 더욱 집중해서 들은 이산하 작가님의 저자 강연. 책속엔 나와 있지만 실제로 가보면 없다는... 마음으로 보는 산사는 어떤 모습일지 가까운 봉원사라도 다녀와야 할 듯 합니다."   -이선숙 님(왼쪽에서 다섯번째)-


"산사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늘 분주한 행사들로 붐비는 사찰의 모습 속에서 조용히 어딘가에 앉아 깊은 숨 한 번쉬어보고팠던 바람이 있었는데 오늘 작가님 말씀 중에 '내 맘속에 절을 만들어라'는 내용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네요.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시은경 님(왼쪽에서 두번째)-


여러분이 가 보신 사찰은 모두 어떤 모습으로 마음 속에 남아있나요? 사찰 뿐만 아니라 가 보았던 곳곳의 장소는 어떤 모습과 느낌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지 더듬어 보게 되는 날입니다. 


서대문 도서관에서는 12월에도 풍성한 인문학 강의가 계속됩니다.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12월 13일(수)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이순신, 지금 우리가 원하는>의 저자 박종평 님(이순신연구가, 역사비평가)의 강연회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강의이며, 서대문도서관 정보자료과를 통해 접수하실 수 있습니다. (☎ 02-6948-2111)



다음으로 소개해 드리는 프로그램은 "대학재능기부"를 통한 프로그램입니다. 연세대학교와 함께 하는 인문아카데미 문자, 매체, 예술인데요. 지난 11월 2일부터 12월 21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대문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진행됩니다. 총 8회의 강연 중 이제 3회의 강연이 남았네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서대문도서관 독서문화진흥과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02-6948-2181~3)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 서대문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인문학의 향연을 한껏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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