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어울리는 책] 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읽은 책 '피었으므로, 진다' 본문

[봄과 어울리는 책] 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읽은 책 '피었으므로, 진다'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7. 4. 27. 13:35

[봄과 어울리는 책] 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읽은 책 '피었으므로, 진다'

 

 

 

 

4월은 피어나는 봄꽃들로 한창입니다.

하얗고 노란 꽃들이 피고 지고 뒤이어 분홍색 보라색 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계절에 <피었으므로, 진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이산하 작가의 우리나라 산사(山寺) 기행집입니다. 많고 많은 산사 중에서 작가의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곳, 그리고 깊은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은 산사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중간중간 사진도 있어서 책을 읽다가 마음이 쉬고 싶을 때 물끄러미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느림의 미학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읽었지요.

 

오늘은 책 소개와 함께 봄 꽃 사진을 여러분께 전해드리려 합니다.

 

 

 

모든 것은 기울어진다. 모든 것은 사라진다.

기울어지다 사라진다. 피었으므로 진다.

 

피었으므로, 진다 - 그렇지요. 피지 않았으면 질 일도 없는 것이 어디 꽃뿐이겠습니까? 세상에 태어났으니 죽는 것! 너무도 당연한 삶의 진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홀연히 왔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깊은 산사의 풍경소리가 마음으로 조용히 스며들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산사는 모두 스물여섯 곳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본 곳도 꽤 있어서 지난 날의 추억이 오롯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아직 가지 못한 운문사, 관음사, 수구암, 은해사, 각연사는 언제쯤 가보게 될까요?

 

 

불일암 편을 읽을 때는 지난해 가을 벗들과 함께 갔던 날이 머릿속에 수채화처럼 그려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 법정 스님께서 오래도록 머무셨던 절이기에 불일암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셨던 스님처럼 불일암은 소박하고 정결했습니다. 햇볕 속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가 참으로 맑았던 날이 이 봄날에 더 그리워집니다. 길상사에서 뵈었던 법정 스님의 형형한 눈빛과 푸른빛이 묻어날 것처럼 느껴지던 스님의 음성이 아직도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사찰을 찾아가는 마음은 번뇌를 내려 놓고 싶은 간절한 바람때문이며, 자연 속에서 참다운 ‘나’의 모습을 찾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부처는 절에 계신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다고 하지요.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단 한 순간도 ‘마음’ 생각을 아니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화두가 아닐까 합니다.

 

 

7년 전 여름, 이 책에 소개되지 않은 전남 곡성에 있는 태안사에서 하루를 묵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한여름이었는데도 산사의 공기는 가을처럼 맑고 서늘했지요. 자그마한 방에서 딸과 함께 묵었는데 어찌 그리도 마음이 평온해졌는지 모릅니다. 꼭 한 번 새벽예불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날 그 바람을 이루었습니다. 새벽예불의 순간을 색으로 나타낸다면 하얀 색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시간이었습니다.

 

 

와불로 유명한 운주사는 봄날 가장 잘 어울리는 절입니다. 지금처럼 벚꽃잎이 흩날리는 날, 운주사에서 봄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작고하신 정채봉 동화작가 선생님은 운주사에 있는 와불 옆에 누워서 어릴 때 세상을 떠나신 엄마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요. 마음 한 자락 누일 곳이 없다고 생각되면 운주사로 길을 떠나 보셔요.

 

 

요즘은 우리나라 여행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스님들의 울력으로 유명한 미황사, 석양이 아름다워서 사무치게 그리운 부석사, 팔만대장경의 울림을 알게 되는 해인사, 설악산의 바람소리 속에서도 고요한 봉정암, 붉디붉은 동백꽃이 시나브로 지는 선운사, 남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보리암 등으로 내면의 여행을 떠나보셨으면 합니다.

 

 

좋은 책 한 권이 주는 감동은 오래 가지요.

중간중간 밑줄을 그으며 읽을 구절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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