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공씨책방,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난 공씨책방!
책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지요.
가을 햇살은 맑고 투명하며 소슬한 바람은 우리가 얼만큼 걸어왔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에서는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되지요.
오늘은 여러분께 특별한 책방 한 곳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신촌 어느 한 길가에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책방이 있습니다. 바로 공씨책방인데요.
1995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21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씨책방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공씨책방에서는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향수를 자극하는 LP판, CD, 카세트 테이프, 고서적 등을 사고 팔고 있습니다.
공씨책방의 역사는 44년이 되었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광화문에서 책방을 했는데 재개발이 되면서 지금의 신촌으로 1995년에 옮겨 왔다고 합니다. 40년 넘는 세월동안 책방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공진석님이 처음에 책방을 운영하셨고, 그 분이 타계하신 후에는 지금의 주인이신 장화민 사장님이 운영을 하고 계십니다.
장화민 사장님의 이모님이 가게에서 손님을 맞고 계셨는데요.
이모님께선 귀한 책자 한 권을 보여주셨는데 <옛책사랑>이라는 자그마한 계간지 였습니다.
헌책방에서 계간지를 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당시 신문에도 크게 소개가 될 정도였다고 하네요.
<옛책사랑>은 공진석 님께서 8호까지 내셨고 9호를 준비하는 중에 타계를 하셨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을 제외하고 빼곡하게 진열된 책들을 보니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지요. 이 많은 책 속에 얼마나 많은 지혜의 샘이 있을까요?
원서를 사러 오는 학생들, 오래된 음반을 찾는 손님들, 만화책을 찾는 학생, 사전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공씨책방에 오시는데 예전만큼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이 이유가 되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주시기에 오늘의 공씨책방이 존재하고 있겠지요? 광화문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찾아오시는 단골도 많다고 하시네요.
가게 입구의 오른쪽에는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녹색표식이 붙어 있습니다.
공씨책방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 서대문구민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한 외국인은 카세트 테이프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공씨책방에는 책 뿐만 아니라 많은 음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바늘을 움직이며 듣던 LP판을 보니 30여 년 전 LP판을 하나씩 사서 듣던 시절이 그리워졌습니다. 한 장에 2000원~5000원이면 구입을 할 수 있어요.
음반 구경을 해 볼까요?
'서점'이라는 단어보다 '책방'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겨움은 뭔가 특별합니다.
마치 따뜻한 온돌방이 주는 아늑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공씨책방에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합니다.
건물주인이 바뀌어서 이사를 해야하는데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라고 합니다.
21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켰기에 변함없이 지금 이 자리에서 계속 책방을 하고 싶으신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공씨책방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사를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는 등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공씨책방을 소개하는 글귀가 더욱 와 닿는 이유입니다.
공씨책방은 여전히 지금의 자리에서 헌책과 손님을 기다린다.
발길이 끊어지지 않으면 공씨책방은 떠나지 않는다.
공씨책방의 다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문화가 있는 신촌에서 공씨책방이 오래오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