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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연희목요낭독극장의 비밀 이야기 <숨은밤? 힌트는 도련님>

서대문TONG 2011. 9. 7. 10:01

     8월 연희목요낭독극장 - <숨은 밤? 힌트는 도련님>


처서가 지나더니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지독한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귀뚜라미도 제법 우는 밤, 8월의 마지막 목요일 연희목요낭독극장은 비밀 이야기로 꾸며졌어요. <숨은 밤? 힌트는 도련님>이라는 타이틀이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지금부터 그 비밀스런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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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 연희목요낭독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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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연희목요낭독극장이라는 정기 문학행사를 기다리는 고정팬이 생길 정도로 인기인데요. 이번 공연에도 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메웠습니다. 마지막 주 목요일은 연희목요낭독극장이 열리는 날로 공식화될 날이 오겠죠?






자연 속 아름다운 공연장 -열림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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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나무 숲과 흙 내음이 나는 자연 속 아름다운 경관과 조화를 이룬 열림무대! 야외무대라 그런지 더 운치가 있었답니다. 멋진 소나무들이 보이시죠?
이번 낭독 극장은 백가흠의 소설 <힌트는 도련님>과 김유진의 소설 <숨은밤>입니다. 과연 어떻게 작품이 관객들에게 읽혀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백가흠의 소설 <힌트는 도련님> 중 "그리고 소문은 단련되다" 낭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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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미연의 경쾌한 트로트로 시작된 공연은 노래, 낭독, 연극의 복합극으로 그려졌는데요. 한 동네에서 벌어진 두 가지 실종사건에 대한 소문에서 극이 시작됩니다. 소문에 대한 탐색자가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전도가 일어난다는 현실은 "사람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진실보다 앞서 있었다" 는 한 마디로 정의되어 집니다.
현실이 소문을 낳지만 사람들에 의해 정보가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결국은 그 소문에 의해 희생되어지는 한 사람의 안타까운 현실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작가와의 만남 -  소설가 "백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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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백가흠은 197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습니다. 2011년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소설집으로 『귀뚜라미가 온다』,『조대리의 트렁크가 있다』가 있습니다.
무대에 올려진 "그리고 소문은 단련된다"에 대해 작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백가흠 작가는 전작들에서 보여지는 남성적인 폭력성만큼이나 말이나 제도에 의해 희생되어지는 것,책임을 지는 것들이 무섭다는 말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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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이런 말을 전해주었네요.

"작가가 되고 싶다면 작가가 되세요. 데뷔는 열심히 쓰고 투고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 다음 평생 주제로 가져 갈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 의식을 유지하며 선택하며 가져가야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즐겨야 하는 것이 작가랍니다."






김유진 소설 <숨은 밤> 낭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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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밤>은 지금의 '나'와 어린 시절의 '나'가 함께 등장하면서 극이 시작됩니다.
소나무숲과 강이 있는 고립된 작은 마을에 '나'를 떼놓고 가버린 뒤로 소식이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소녀와 구유가 달린 헛간에서 태어난 '기'는 여관에서 잔심부름을하며 '떠돌이 잡종견' 같은 생활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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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나온 듯한 인물들이 실제로 움직이며 나레이션을 통한 극의 낭독은 치밀한 묘사와 은유가 어둡고 습하고 비릿하고 안개 자욱한 모습의 이미지로 그려 집니다.


왈칵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나자, 곧 통증이 몰려왔다. 기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 차갑고도 다정한 눈빛을 보지 않고더 알 수 있었다.

나는 기를 통하여, 차가운 다정함을, 다정한 차가움을 알았다.

(중략) 가자. 

기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우리는 마을 반대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 어둠이 있었다.

발밑을 분간키 어려운 어둠을, 우리는 두려움 없이,한 발 한 발 나아가기 시작했다.


                                                                                -<숨은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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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르고 도망치는 '기'와 함께 마을을 떠나는 소녀의 모습은 고독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 모습이 가슴 깊이 여운을 남겼는데요. 많은 분들의 연극을 보는 모습에서 얼마나 빠져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재즈 가수 손진봉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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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가수 손진봉의 샹송은 몽환적인 작품의 분위기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방금 전에 봤던 연극과 같은 느낌의 노래로 그 여운을 좀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 - 김유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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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유진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2004년 단편소설 「늑대의 문장」으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소설집 『늑대의 문장』이 있습니다.
소설 <숨은밤>의 의미를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인 모닥불에서 보듯 "빛 뒤에 숨은 밤"을 가리키는데,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이 맞닿아 있듯 삶이란 빛과 어두움을 가진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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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유진은 자신의 작품을 "이미지가 많고 서사가 적어 읽기가 힘든 소설"이라며 소재를 주로 자신이 직접 꾸었던 "꿈"에서 얻는다는 노하우를 살짝 공개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길게 아름다움에 대해, 마음에 대해 쓰고 싶다는 작가님의 바램도 이야기해 주셨구요.






공연이 끝나고 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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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 작가 선생님의 싸인회가 있었습니다. 공연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과 기념 사진 촬영도 찰칵! 이번 공연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낭독극장이었는데요. 아무생각없이 살다가 이런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공연으로 여름의 마지막 밤을 멋지게 보냈어요. 9월 마지막 주 목요일 연희낭독극장도 계속되니 더 많은 분들이 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 사진 블로그 시민기자 서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