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의 고전, 마쥔의 손자병법 교양강의를 읽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상 전쟁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어디서든지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쟁의 위협은 우리 곁에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이지요.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잘 읽혀지지 않아서 중도에 읽기를 포기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재대로 읽어보아야겠다는 각오로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손자병법 교양강의> 라는 제목으로 읽은 이 책의 저자 '마쥔'은 중극의 유명한 군사역사학자로 20여 년동안 (손자병법)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먼저, 옮긴이가 손자병법의 요긴한 구절로 소개한 문구를 보았습니다.
"적의 의표를 찔러 기동하라. 이것이 승리를 쟁취하는 요결이다. 그러나 전쟁의 상황은 수시로 바뀌므로 미리 구체적으로 행동방침을 세웠다고 해서 거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이 역시 전쟁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말이겠지요.
손자병법의 내용은 잘 알지 못해도 손자병법이 아주 오래전부터 읽혀져온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군사고전이면서도 우리 삶 속에서 부딪히는 인간관계에도 부합되는 내용이 매우 많습니다. 단순한 군사고전이 아닌 것이지요. 전 세계의 군사역사학자와 군사전문가가 인정하는 최고의 병서이기에 2000여년간 꾸준히 읽혀져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거대한 중국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전쟁에서 손자병법을 실전에 활용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군사철학 저서로 병법서 중의 고전이라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잦았던 우리나라도 손자병법이 미친 파급력은 매우 컸다고 봅니다.
조선시대에 이순신 장군은 손자병법을 실전에 활용하여 왜구를 물리치기도 했지요. 손자병법을 쓴 손무는 자字를 장경長卿이라 하며, 통상 존칭으로 손자孫子 또는 손무자孫武子라고 불립니다.
손자가 지은 병법서인 (손자병법)은 13편으로 되어있는데 본문은 6074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글자수는 6074자 이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은 방대하기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손자병법 13편은, 제 1편은 계(計), 제 2편은 작전(作戰), 제 3편은 모공(謀攻), 제4편은 형(形), 제5편은 세(勢), 제6편은 허실(虛實), 제7편은 군쟁(軍爭), 제8편은 구변(九變), 제9편은 행군(行軍), 제10편은 지형(地形), 제11편은 구지(九地), 제12편은 화공(火攻), 제13편은 용간(用間)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분해서 이야기하자면 각 편의 내용은 주로 국방계획, 동원계획, 국가전략, 군사전략, 전쟁기술, 기만작전, 작전목표, 지휘통솔, 용병술, 군사지형학, 지-형활용, 화공전술, 정보전 으로 나뉘어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불과 13편, 6천 여자밖에 안 되는 이 글 속에 담긴 사상은 너무도 심오하여 그것을 풀어서 쓰면 수천수만으로 해석 될 수 있습니다.
군사고전이면서도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깊은 뜻을 알게 되는 묘한 진리가 있기에 이 책이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손무는 전쟁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지혜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자병법은 전쟁에 대비하는 군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군사학의 경전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저자 마쥔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군사 경지에 오르기 위한 네 가지 요체에서 지知-지식은 힘이다와 선善-인재를 등용하고 완전무결함을 추구하라는 부분은 병법에 해당하는 말만이 아니지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모든 일에 가장 기본이 되는 말이겠지요.
고위 지휘관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기본 요소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智 - 상상을 뛰어넘는 지혜를 갖춰라
신信 - 신상필벌을 명확히 지켜라
인仁 - 부하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아라
용勇 - 진정으로 '큰용기'를 지녀라
엄嚴 - 엄정하고 명확한 기율을 세워라
고위 지휘관의 다섯 가지 금기사항은 무엇일까요?
첫째 - 일시적인 감정으로 죽기를 각오하지 말라
둘째 - 구차하게 삶을 도모하지 말라
셋째 - 난폭하고 조금하게 굴지 말라
넷쩨 - 명예와 자존심에 집착하지 말라
다섯째 - 사소한 애착에 얽매이지 말라
손자병법을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깊은 뜻을 다 헤아리기에는 역부족이고 그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라지만 어느 한 부분만이라도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아 오랜시간 동안 음미하게 되고 또한 실천할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오히려 독서하기에는 좋다고 하지요. 몰입하여 책읽기를 하다보면 더위도 어느 정도는 잊을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 요즘 입니다. 옛 선비들도 겨울보다는 오히려 여름에 더 많은 독서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 되었습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한 두권과 함께 즐거운 휴가를 계획해 보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손자병법에 추천의 말을 써 주신 故 신영복 교수님의 독서에 관한 말씀을 소개합니다.
"독서는 삼독(三讀)입니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으로 그 텍스트의 필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인 자기 자신을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