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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담은 추억의 <청춘극장>, "참 예스럽다!"

서대문TONG 2011. 3. 9. 18:08

서대문 <청춘극장> 방문기



'예스럽다'라는 말을 입에 담은 지가 언제인지 아득합니다.
말은 사람의 정신과 인격을 담는 용기라고 하던데, 제 그릇 속에 담겨있는 ‘예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낯선 곳에서 방향성을 상실한 이방인 처럼 이정표로의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무심함으로 무뎌져버린 프로이트의 잠재의식 저너머에 숨겨진 무의식적 행보의 전제적 사실입니다. 저는 제 무의식 안에서 이방인으로 존재하여 예스럽다는 사전적 의미가 지닌 맛이나 멋을 잊은 채 너무도 바쁘게 살아온 모양입니다. 고층 콘크리트 건물 숲 속 살가운 흙을 덮어버린 차가운 보도블럭 위를 방황하며 묵직한 자동차들의 구동소리와 그들이 밷어 내는 숨막히는 매연에 점점 지쳐갈 때 즈음, 제 시선을 붙잡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제게 어느 잔치의 초대장을 받고 찾아간 부잣집에 대문을 열어 젖히는 희열에 젖어 들게끔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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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관은 격동의 시대를 타고 넘어온 제게 그 이전의 오랜 향수와 추억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미 전국의 수 많은 영화관들이 자본과 규모의 경제에 밀려 문을 닫거나 시장논리에 순응하여 멀티플렉스 형태로 재 개관하는 마당에, 이곳은 꿋꿋하게 단일관으로 개봉하고 있었죠.



청춘극장에서 추억의 향수를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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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본색> 포스터 - 취생몽사 네이버 카페 '콩이'님


<미션> <더티댄싱> <영웅본색>등 70~8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들이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와 같은 대중소비적 성향의 상업영화들이 난무 하는 서울시내의 한복판에 그 타이틀을 유지하며 이곳 영화관의 대문에 호젓이 걸려 있던 것이지요.
단일관의 형태로 운영이 되어서 인지 영화관을 들어서면 매표소에 한분만이 조촐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근대는 가슴을 억누르고 표를 끊어 윗층 영화관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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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삶에 무게에 찌들어 잠시 쉼터에 걸터 앉아 쉬고 있을법한 노인분과, 인생의 황혼기에 찾아온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손을 붙잡고 오신 노부부,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옛 영화의 철학을 보여 주려 칭얼대는 아이들을 끌고 나온 아주머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답니다. 예전에 제가 너무 좋아했던 배우와 영화를 지켜 보면서 제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기억들이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불꽃처럼 타고 올라 소리없이, 울수 없는 감격에 젖어, 크레딧이 올라가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각종 매체에서 젊은 아이들에게 밀려 맘껏 사랑하고 좋아하고 울부짖을 수 있는 대상을 뺏겨버린 지금, 저는 저만의 아이돌을 향하여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스러운 것은 항상 ‘고풍스러운 것’ 이나 ‘진귀한 것’ 라는 말들의 연장선상에서 논의되고 있죠. 잊혀진 옛것의 발굴 그리고 모색. 나만의 예스러움은 이곳 청춘극장에서 완성된 것 같습니다.



청춘극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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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장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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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미근동 163 서대문아트홀

- Tel : 070-4222-8869

- 이용시간 (10:00 ~ 18:00)

- 매주 일요일 휴관

- 입장료 : 2,000원


글 – 블로그 시민기자 김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