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골로 떠나는 여행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호박골을 아시는지요? 홍은1동에 있는 호박골은 예로부터 호박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하지요. 북한산 자락 아래에 있는 동네라 공기도 좋답니다. 홍은동 중앙로3길로 접어들어 조금만 올라가면 마음을 환하게 하고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벽화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tong과 함께 호박골로 짧은 여행을 떠나볼까요?
* 먼저 호박골의 벽화를 주욱 둘러보았습니다. 대학생들, 봉사활동 단체, 또는 기업 등에서 함께 조성한 벽화는 호박골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사진이 취미인 분들의 출사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크고 작은 호박그림들이 한데 어우러져 정이 듬뿍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여러분께 호박골 벽화 풍경을 사진으로나마 전해드립니다.
* 호박골의 여러 주민들은 집 앞에 작은 스티로폼 화분을 이용하여 가족들 식탁에 오를 푸성귀를 기르고 있습니다.
* 호박골 골목을 올라가다보면 호박골 공원을 만나게 됩니다.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들렸습니다. 말갛게 씻긴 나뭇잎들이 연초록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때마침 불어오는 5월의 바람이 공원길을 걷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습니다.
* 아기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는 주민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자장가였지요. 이 분은 아파트에 살다가 호박골로 한 달 여 전에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 자장가를 불러주는 고운 마음을 가진 엄마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한 달전 쯤 이사를 왔는데 정말 좋은 동네라는 생각을 해요.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이곳으로 나들이를 오는데 아이들은 소풍가는 기분이 난다고 합니다.
서울에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고, 숲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야생화 공원도 있고 그 안에 닭과 토끼도 키우는데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합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어서 엄마로서 행복합니다.”
* 야생화 공원입니다. 많은 꽃들이 오월의 바람에 흔들리며 어여쁨을 자랑하고 있네요.
매실이 익어가고 아카시아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이팝나무꽃도 하얗게 피었고, 십자가 모양의 산딸나무도 하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호박골을 한 번 다녀와 보셨으면 합니다. 걷는 즐거움과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5월의 자연을 맘껏 느끼며 야생화 공원의 꽃들과 소곤소곤 대화도 나누어 보세요. 나뭇잎의 싱그러운 기운을 받고, 흙길을 걷는 기쁨을 발바닥으로 고스란히 느껴보세요. 오래전에 잊었던 그리움이 풀빛으로 가슴에 물들어갈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