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산책하기 좋은곳] 오월의 향연
<홍은동에서 시작되는 북한산 둘레길>
사월이 꽃의 계절이라면 오월은 꽃처럼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이지요.
사월의 꽃들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오월이 되자 여기저기서 또 다른 꽃들이 피어나고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연초록 잎새들이 쑥쑥 자라나고 있습니다. 꽃과 신록과 맑은 바람이 어우러져 오월은 어디를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서대문구는 안산, 백련산, 인왕산, 북한산이 있어 그 어느 지역보다 싱그러움이 가득합니다.
홍은1동 풍림아파트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북한산 둘레길을 다녀와서 길의 아름다움을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화사하게 피어난 복사꽃과 풀꽃들
지금 숲속은 온갖 풀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보랏빛 제비꽃, 노랗고 앙증맞은 애기똥풀, 파릇파릇 돋아나는 돌나물, 연노란 빛의 뱀딸기꽃 등이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삼 자연의 섭리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고운 빛깔의 복사꽃을 보셨나요?
발그레한 소녀의 볼처럼 수줍게 피어서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복사꽃잎을 한 번 보세요. 꽃잎 한 장마다 그리움이 묻어나고 애틋함이 묻어나며 기다림의 사연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는데 그 누가 돌보아주지 않아도 이렇게 산속의 꽃들은 때를 맞추어 화사하게 피어나 지나는 사람들 마음속에 따뜻함과 그리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둘레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는 ‘길’
둘레길은 수채화처럼 은은합니다. 한참을 가다 뒤돌아보면 아, 내가 저 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길은 참으로 여러 갈래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길도 많고 우리의 삶의 길도 참으로 많습니다. 어떤 길을 누구와 함께 걷는가도 중요하고 혼자만이 걸어야 할 길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겸허해집니다.
북한산 정경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가족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지요. 주말이나 공휴일이 되면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한 두 시간 정도 가족과 함께 둘레길을 걸어보셨으면 합니다. 마음 가득 옹달샘처럼 맑은 물이 차오를 것이며 그동안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둘레길을 걷고 집에 돌아오면 온 집안에 연초록 향기가 스며들었음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