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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봄, 그리고 한 편의 시가 주는 힘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2. 3. 5. 09:34


기다리는 봄, 그리고 한 편의 시가 주는 힘


3월이 되자 바람에서 봄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겨울이 길다고 해도 자연은 순리대로 우리 앞에 봄 소식을 하나씩 전하며 다가오지요.

며칠 전 시인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좋은 시로 마음의 감동과 기쁨을 주는 정호승 시인의 특강이었지요.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주는 시

 여러분들과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그날의 특강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주는 시>라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답니다.

아래는 그 날의 특강 내용 중 제가 메모해 놓은 것을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짧은 글을 읽으며 여러분들의 인생에 있어 시는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요?

* 시는 꽃, 바다, 음악 같은 것이며 영혼의 갈증을 풀어 줍니다. 그리고 시는 사물에 ‘마음’을 투영시키는 글로 태어납니다.

* 시인의 인생을 형성하는 것은 그늘, 눈물, 사랑입니다. 사랑에는 고통이 따르는 것이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곁에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나눔의 삶을 살면서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 때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끼게 되지요.

* 사랑의 본질은 희생입니다. 사랑에는 희생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지요. 희생이 없는 사랑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모든 사랑의 근원입니다.

* 살아가면서 몹시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지요. 바닥을 딛고 섰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일어설 수 있습니다. 바닥은 딛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인생의 바닥에서 우리는 희망을 생각해야 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을 때 생명의 환희를 알게 될 것이며, 삶에 있어 가장 큰 죄는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 생각의 힘은 삶을 변화시킵니다. 외로움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입니다. 인내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긍정의 눈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은 수평적이고 고독은 수직적입니다.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고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는 듯 함을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특강이 끝나고 사인을 해 주고 계시는 정호승 시인의 모습입니다.

 



그날 강의때 들려주신 정호승 시인의 시 5편(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바닥에 대하여, 산산조각, 수선화에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잘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속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수선화에게>의 첫 두 문장.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여러분 모두가 한 편의 시와 함께 진정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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