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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은 서대문] 삶의 진실을 찾아 떠나는 책읽기, 작가 박완서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서대문TONG 2021. 5. 11. 17:00

5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입니다. 

5월이 주는 신선한 초록 같은 빛과 바람, 햇살이 모두 좋지요. 가정의 달 5월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박완서 작가의 수필을 읽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 박완서 선생님은 2011년에 세상을 떠나셨으니 올해가 벌써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660여 편에 이르는 에세이 중에서 특히 마음에 담아야 할 서른다섯 편의 글을 선별하여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펴냈다고 하네요. 작품 선정에만 몇 개월이 걸렸다고 하는 이 책에는 삶에서 건져 올린 아름다운 진실함이 가득합니다.

 

박완서 작가가 남긴 수많은 소설집과 에세이집은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지요. 이번 책을 읽으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완서 작가의 글은 우선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학이 있고 때로는 눈물이 핑 도는 순간도 있지요. 고향이 황해도인 작가가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오게 되는데 처음 살았던 동네가 현저동이라지요. 서대문구에 있는 동네라서 현저동이 등장하는 편에서는 더 애틋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과 솔직 담백한 표현에 독자들은 깊이 빠져들게 마련이지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뒤이어 아들마저 잃게 되었을 때의 그 참담한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 속에서 저 자신도 많은 생각을 했던 부분이었지요.

 

특히 인상 깊은 구절을 적어 봅니다.

 

["시간은 신(神)이었을까" 중에서]

시간이 나를 치유해 준 것이다.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 있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 못 할 악운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神)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그렇지요. 살면서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위로가 되는 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모든 것은 지나간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믿음이 있으니, 우리는 어떻게든 살 힘을 얻게 되지요.

 

편리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아차산이 보이는 기슭의 단독주택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작가는 더 행복했다고 합니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행복을 노래하고 있지요. 나날이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와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면서,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면서 흙을 밟고 사는 소박함이 더없이 귀하게 다가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과 추억을 떠올리면서 쓴 유년의 이야기는 지금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온 가족이 함께 한 편 씩 읽으면서 어른들이 경험했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찬찬히 설명해 주다 보면 그 기절의 추억을 상상으로나마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으면 하는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신다면, 혹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