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에 대한 의식을 마주하다. 두이노의 비가(悲歌)를 읽고 본문

실존에 대한 의식을 마주하다. 두이노의 비가(悲歌)를 읽고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20. 7. 28. 09:25

실존에 대한 의식을 마주하다. 두이노의 비가(悲歌)를 읽고


 일생을 문학의 길만 걷다 간 진정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 『두이노의 비가 외』를 읽었습니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릴케의 시집을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꽤 오래 전, 故 황금찬 시인의 문학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시인은 “내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시인은 바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이며 가장 좋아하는 시집은 바로 『두이노의 비가』입니다. 그의 시는 읽을수록 신비롭고 가슴속에 스며들기 때문이지요.,,”라는 말씀을 하셨지요.


 강연이 끝나고 며칠 후 서점에서 이 책을 샀고 가끔씩 생각날 때 마다 한두 편씩 읽어보았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독과 방랑의 시인 릴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한 편 한 편을 정독하면서 읽었습니다.



 두이노의 비가는 릴케의 대작으로, 쓰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모두 10편의 장시로 된 비가집으로,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연안인 두이노의 성에서 1비가와 2비가를 썼고 그 후로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쓴 시는 전체 853행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신(神)과 내세(來世)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간혹 사람들은 말합니다. 신과 내세에 대한 믿음이 상실된 시대에 살고 있노라고... 인간 실존의 의미를 어디서 어떻게 찾는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저는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느냐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시에 나오는 천사는 완전한 존재이겠지요. 내 안에 가득한 삶의 욕망, 사랑, 믿음을 그 누구에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오로지 절대자만이 그 답을 주실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두이노의 비가 10편을 읽고 난 후의 감동은 길게 여울져 흐를 듯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겠지요. 옛날 어르신들은 ‘말똥 밭에 구르며 살아도 저승보다 이승이 좋다’라고 하셨지요. 그 말씀이 유난히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10비가 중에서 제 마음에 가장 많이 와 닿았던 제5비가의 일부분을 소개합니다.


[제5비가 中]


천사여, 오, 쥐어라, 이 작은 꽃이 달린 약초를 뜯어라.

꽃병을 만들어서 담아 두어라! 우리에게 아직 열리지 않은 저 기쁨 사이에 갖다 놓아라. 아담한 유골단지에 화려한 꽃장식 글씨를 써서 찬양하라, 춤추는 자의 미소라고……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나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고유의 시풍(詩風)을 완성하고 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릴케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 시를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은 릴케의『두이노의 비가』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