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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회색인간은 누구인가, 김동식 작가의『회색인간』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20. 3. 17. 10:02

이 시대의 회색인간은 누구인가,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회색인간』이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지요. 도서관에 대출신청을 하고 오래 기다렸다가 읽게 되었습니다. 2017년 12월에 발행되었고 6개월 만에 8쇄를 찍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김동식 작가가 걸어온 길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인생이 달라질 수 있지요. 좋은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만나면 발전하게 되고, 나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만나면 삶이 피폐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민섭 작가가 없었다면 김동식 작가는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적 없이 주물공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한 편 두 편 써 본 글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그의 독자였던 김민섭 작가가 『회색인간』을 세상에 출판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스무살을 갓 넘기고 주물공장에 취직하여 10여 년 동안 일을 하면서 쓴 글이기에 이 소설은 노동을 승화시켜 쓴 소설이고 우리들의 마음속에 쌓인 분노를 표출하게 하고 과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하여 물음표를 던지는 소설이 되었지요.



 스물 네 편의 짧은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회색인간』은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서 금세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빨리 읽힌다는 것은 그만큼 책이 재미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김동식 작가는 매일 단편소설을 한 편씩, 어느 날은 두 편 이상도 쓴다고 합니다. 그 많은 이야기들이 조금씩, 부지런히 생겨났을 작가의 삶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감추어진 사회의 부조리, 끝없는 인간의 욕망, 무너지는 꿈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향하여 나아가는 사람들의 따스한 시선에 마음이 머물었습니다. 섬뜩하고 황당하기도 하며 때로는 기발하기도 합니다. 『회색인간』은 어떻게 보면 현 시대를 풍자하는 소설이기도 하고 고발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끝부분마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는 글들이 아주 신선했습니다. 마치 우울한 가운데 초록 바람이 휘익 불어와서 우울함을 데리고 가는듯한 기분이 들었지요. 

 


올해 서른여섯이 되는 김동식 작가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글공부를 제대로 해 본적 없이 인터넷에서 글 쓰는 법을 검색하면서(기승전결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고, 접속사를 많이 쓰면 안 되고, 간단명료하게 써야 하고... 등등) 썼다고 합니다. 책에 실려있는 김민섭 작가의 <추천의 글>에서 보이는 김동식 작가의 성실함과 겸손함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인간의 내면을 울릴 수 있는 글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지구환경, 다이어트, 젊어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신의 존재 우무, 환생...

이 소설에서는 다루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주제와 배경으로 쓰인 글들이 속도감 있게 읽히는 묘미가 여간 아닙니다. 24편 중 첫 번째 단편인 ‘회색인간’은 눈 앞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죽음 앞에서 인간들이 마지막 삶의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기심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마지막 작품인 ‘피노키오의 꿈’은 따뜻하고 사랑스런 작품이었습니다. 건강한 소나무가 되어 인간의 거짓말을 알고 있다는 듯 쑥쑥 자라는 모습이 눈앞에 푸르게 그려졌습니다.



글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 뭔가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는 분들, 소설 속에서 희망을 찾아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겨우내 땅속에 있다가 뾰족뾰족 연둣빛 싹들이 돋아나고 빈 가지에 물이 오르고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벌써 봄꽃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요. 며칠 전 안산 자락길을 걷는데 노란색 영춘화들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봄꽃을 기다리면서 회색인간을 한 번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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