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하면 길가에 회색 옷을 입고 서 있죠. 요즘은 광고지 부착과 밑에는 쓰레기를 놓아 두는 곳이 많아서 미관을 어둡게 하고 있어요. 이런 고민을 해결 하려고 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남가좌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한국전력공사 성서지사,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이 함께 전봇대 거리를 활짝 피어나게 한 곳이 있어서 찾아 갔어요.
▲석류가 주렁주렁 달린 민화 담장
그동안 광고 전단지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 민화를 그리면서 거리도 깨끗하고
구경거리도 생기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중요했는데요.
남가좌2동에 30년 이상 살다가 연희동으로 이사를 간 강석순(46세)씨의 생각이 민화의 거리로 바꿔 놓게 되었답니다.
강석순씨의 아이디어와 노용식 화백의 재능기부를 통해서 거리는 완전히 바뀌었지요.
▲자원봉사자들과 그림을 그리고 있는 노용식 화백(우측)모습
멋쟁이 노용식(56세) 화백은 "급하게 완성하느라 그림들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줘서 다행입니다. 더운 여름에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서서 작업하느라 무척 힘들었지요. 평생 민화를 그려왔기에 지역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이 되어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림마다 그 그림의 이야기 설명을 달아 지역 주민들이 지나가다가 보더라도 그림 이해가 좀 더 쉬울 것 같아요."라며 조언을 주었어요.
명지대 앞에는 학교를 생각해서 말에 대한 그림과 김홍도 그림, 또 일월오봉도, 호랑이, 고양이 등을 그렸어요. 상가 쪽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그림을 그렸지요.
노 화백과 명지대 동아리, 예일디자인고등학교 학생들, 지역 주민들이 함께 기존의 전봇대를 민화 전봇대로 활짝 피어나게 했어요.
▲민화를 품은 전봇대 거리
▲명지대 앞에 호랑이 민화
▲ 작업실에 만난 노용식 화백 모습
유성렬 주민자치위원장은 "교량 역할을 한 것인데 훌륭한 노용식 작가의 재능기부가 있었고, 주민들이 봉사를 했기에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어요. 마을에서 마을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며, 다같이 그리고 나니 아름다워진 거리를 보면서 뿌듯했답니다.
이렇게 변화하기까지 수고하신 명지대 동아리, 디자인고등학교 학생, 민화에 관심 있는 주민, 한국전력 성서지사 직원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올립니다. 이번에는 총 30점을 그렸는데 앞으로 남가좌 2동 전체를 민화의 거리로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의견을 밝혔어요.
▲ 노용식 화백과 남가좌2동 주민자치위원
그럼 자원봉사를 함께 한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예일디자인고등학교 김재경(3학년) 학생은 "전봇대가 도로와 인접해서 작업하는데 위험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거리를 민화 그림으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며, 전통의 의미를 살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라고 느낌을 말했어요.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또 박규리(1학년)학생은 "친구를 통해 명지대 근처 남가좌2동 주민센터에 봉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림에 전문적이지 못하지만 편안한 마음과 자세로 열심히 노력했어요.
벽화 색칠할 때 가루와 접착제인 액체를 섞어서 그린다는 것을 배웠지요. 색칠을 할 때는 이 작품의 화가인 것처럼 예술의 혼을 불태웠답니다.
7시간 이상 햇빛을 받으면서 끈기와 인내로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그렸어요.
다소 미숙했지만 노용식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 주셔서 점점 더 잘 그릴 수 있었어요"
▲친구랑 그림을 보는 김대한(20살) 북가좌2동 주민
지나가는 주민을 만나 볼까요.
"평소 전봇대 밑에는 너무 지저분하고 쓰레기 봉지가 많았는데 그림을 그려서 거리도 깨끗하고, 지역 상가도 활성화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어요.
민화를 품은 전봇대 거리는 명지대 앞에서부터 상가 쪽 한 바퀴 둘레를 따라가면서 그렸는데, 호랑이, 고양이, 상상의 동물, 말, 학, 농악대, 닭과 병아리, 모란, 목단 등 다양한 그림에 의미를 알고 본다면 두 배의 효과가 있지요.
▲떡볶이 가게 옆에 그려진 모란도를 보고 기뻐하는 이정희(63세), 김석규 (67세)부부
다음은 주민자치 김창민(46세)부위원장을 만나 보았어요.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무척이나 애착이 가요. 노용식 선생님의 애완을 전신주에 표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 하게 되었지요. 직접 그림을 그려보니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요. 그러나 내 그림이 전봇대에 그려서 많은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참을 만 했어요."라며 닭 그림을 보여 주며 기뻐했어요.
▲ 가게 옆 닭과 병아리를 그리는 남가좌2동 주민자치 김창민 부위원장
▲한국전력공사 성서지사 직원과 전봇대 정리를 하는 작업
▲한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다는 김재금(86세), 박개월 (86세) 할머니
"보기만 해도 좋지. 가게도 함께 깨끗해서 좋아."라며 종종 밖에 나와 그림을 본다고 하네요.
▲명지대 거리 단원 김홍도의 <서당>그림
민화 거리는 상가를 활성화하는 것도 있지만 첫째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이 성장해서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야겠지요.
남가좌2동의 새로운 명소 '민화를 품은 전봇대 거리'를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 가까이 역사를 찾아 명지대 안에 양호거사비와 거북골에 거북비가 있어요. 그곳도 함께 다녀보면 좋겠지요.
<사진 글 : 블로그 시민기자 장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