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 중증장애인과 함께 북한산 무장애자락길을 동행하다 본문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 중증장애인과 함께 북한산 무장애자락길을 동행하다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5. 4. 20. 08:53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 중증장애인과 함께 북한산 무장애자락길을 동행하다

 지금은 봄이 한창입니다. 곳곳에서 피어나는 봄꽃들과 연초록으로 돋아나는 나뭇잎들이 사월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 4월 17일(금) 오후에 지난해 10월 1일에 개통된 홍은동 북한산자락길에서 열린 특별한 행사에 이 함께 했습니다.

바로 홍은1동에서 마련한 <중증장애인 북한산무장애자락길 동행>입니다. 


 

휠체어를 타신 분들을 자원봉사자인 주민자치위원들이 밀어드리면서 천천히 자락길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행사였는데요. 길 중간에 있는 ‘자락길전망대’에서 작은 음악회도 마련되었고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지 새삼 느끼게 된 하루였지요. 휠체어를 타고 자락길을 다녀오신 많은 분들이 봄의 정취를 흠뻑 느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후 2시에 자락길 출발점인 홍록배드민턴장에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행사를 위하여 애써주신 분들의 인사말씀이 끝나고 흥겨운 가락에 맞춰 노래와 율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화창한 봄 햇살아래 모두의 마음이 즐거워졌지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율동에 얼굴 가득 미소가 환합니다.

스무 명 정도의 몸이 불편하신 분들과 오십 여 분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자락길로 길을 나섰습니다. 두 분씩 뒤에서 휠체어를 천천히 밀면서 정담을 나누시며 자락길 주변에 펼쳐진 봄을 느낍니다.

진달래, 벚꽃, 산수유, 복숭아꽃 등이 봄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연둣빛 잎새들과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지요. 이 행사에 참여하신 분과 말씀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최영덕 님(사진 가운데)
“몸이 불편해서 자락길을 오리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자원봉사를 하시는 마을 주민자치위원들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자락길을 오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뒤에서 밀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안심이 되고, 안전한 길을 다닐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아요. 그리고 앞으로는 장애를 의식하지 않고 더욱 밝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네요.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이지요. 자락길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습니다.” 

자원봉사자 전옥례, 이은주 님(각각 사진 왼쪽, 오른쪽)“저희들의 작은 봉사로 기뻐하시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가 있으면 언제든지 봉사할 것입니다. 특히 오늘 날씨가 좋아서 더 즐거워요.”

윤복순 님 “정말 오랜만에 꽃구경을 나왔어요. 집에만 있으면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봄이 갔을 텐데 이렇게 산에 와서 꽃들을 맘껏 보니 행복한 기분이 절로 납니다. 여기 이 길에 진달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참 이뻐요.”

자원봉사자 김용희 님 “할머니께서 소녀처럼 좋아하시는 걸 보니 저도 더불어 행복하네요. 오늘 하루는 모두가 봄소풍을 나왔다고 생각해요.”

천천히 봄을 즐기며 자락길의 봄을 가슴에 담습니다.

자락길 전망대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상쾌한 봄바람, 꽃잔치가 한창인 자락길 전망대에서 즐긴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홍은동 은제교회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혜윤 씨의 독창으로 ‘산유화’ ‘그리운 금강산’을 들었습니다.

산에서 듣는 노래는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지요. 봄바람에 묻어나는 향기가 노래속으로 스며들었답니다.

독창이 끝난 후 귀여운 어린이들의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홍제초등학교의 작은 요정들이 우크렐레 공연을 보여주었지요.

봄봄봄’ ‘나성에 가면’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아름다운 세상’ 등 네 곡을 우클렐레 연주와 합창으로 들려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고운 목소리는 음악회에 모인 모든 분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게 했지요.

이성현 님(방과 후 교사)
“방과 후 갈고 닦은 실력으로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게 되어 좋았고 또한 보람도 느낍니다. 티 없이 맑은 어린이들과 공연을 하고 노래를 부르니 행복하네요.”

신민서 어린이(홍제초등학교 2학년)
“산에 올라와서 친구들, 언니들과 우클렐레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하니까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이 즐거워하시는 거 보니까 좋고요.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방경희 님(홍은1동 자원봉사센터장, 주민자치위원)
“몸이 불편하신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자락길을 함께 오게 되어 마음이 즐겁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행사를 위하여 여러 가지로 힘을 써 주셔서 감사하지요. 우리 주위에는 봉사의 손길이 닿아야 할 곳이 많습니다. 물질적인 도움도 물론 필요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동행”이라는 말.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 지는 말이지요. 자락길을 돌고 작은 음악회를 들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참석한 모든 분들이 서로 동행을 하면서 마음 가득 잔잔한 미소와 행복을 가득 담은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낭송되었던 시 한 편을 소개해 봅니다.

     홍은동 연가

                          유지희 

살면서 마음 시리거든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읽어 볼 일이다
그리고
북한산 자락길을 지나
홍제천 물살을 보면서
홍은동길을 걸어 포방터 시장을 찾아 볼 일이다

둥글둥글 어여쁜 호박골 마을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오래도록 정을 나누는 이웃들
청청한 북한산 바람이 불어와
가슴 깊이 푸른 꿈을 심어줄 때
환하게 비추는 햇살의 일렁임이
파도가 되고
나비가 춤 추며 날아가는 마을

마음 깊은 곳에서
샘솟는 사랑으로 따스한 곳
이웃들의 꿈이
첫사랑 향기로 날리는
홍은동을 노래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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