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오래된 기억을 만나는 서울시청 전시회
<사라진 이름, 살아질 이름>
<사라진 이름, 살아질 이름>이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는 서울의 오래된 지역의 문패, 우편함 등 사라져가는 사물을 한국화 기법 및 공간설치로 재현하는 전은희 작가의 전시입니다,
사라진 이름, 살아질 이름
* 2014 하늘광장 갤러리 공모 선정작 6
* 작가 : 전은희
* 일시 : 2014년 8월 20일 ~ 2014년 10월 19일
* 장소 : 서울시청(8층) 하늘광장 갤러리
창신동, 제기동 등 서울의 오래된 지역에 남아 있는 문패와 우편함 등을 재현한 한국화와 설치 작품 100여점이 전시되고 있지요.
문패가 먼저 들어왔습니다.
문패를 보고 안에 누가 살고 있었을까 짐작도 해 봅니다.
살고 있는 사람의 개성이 어느 정도 문패에 반영이 되었겠지요.
초인종도 이 전시회를 통해서 오랜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그림이기는 하지만,
한 번쯤 눌러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요.
우편함도 볼 수 있었습니다. 편지가 자주 오고 가던 예전에는,
편지를 보냈다는 누군가의 말에 하루에도 몇 번씩 우편함을 들여다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아주 오래전, 지금처럼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30~40 여 년 전의 풍경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집집마다 대문 앞에 문패가 달려 있었지요.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알뜰살뜰 살림을 살면서 저축한 돈으로 작은 집이나마 ‘내집’을 장만하였을 때 우리 부모님은 기쁘고 벅찬 마음으로 문패를 만들어 대문 앞에 달아 놓으셨겠지요. 누군가는 나무에 한문이나 한글로 이름을 새긴 문패를 달았고, 또 누군가는 대리석에 이름을 새겨 달기도 했습니다.
작품을 하나하나 보면서 ‘아, 이런 시간이 있었구나, 그리고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은희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이렇게 말합니다.
“서울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삶의 풍경들이 바탕이 되고 그 근간에는 퍼즐조각처럼 잘 맞춰져 있는 장소가 풍경들과 어우러져 단단한 겹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도시이다. 생경하지 않은 언제 어디서든 한번은 마주쳤던 것 같은 낯익은 도시의 풍경과 그 풍경 속 사물들은 타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중략) …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부재한 이들의 이름과 여전히 현재의 시간을 엮어가고 있는 이들의 이름을 담고 있는 문패는 서울의 오래된 장소들에 적잖은 숫자가 남겨져 사람들의 얼굴을 대변하고 있다. … (중략) … 문패와 더불어 이차적 소통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우편함과 초인종은 비슷한 기성품이라 하여도 쓰는 사람과 자연적 조건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 (중략) … 오래된 장소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 또 만들었던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과 도시를 구성하는 작지만 중요한 삶의 단면들은 그 장소에서 새로운 감정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장소에 드러난 감정들을 칠하고 말리고 또 칠하는 반복된 붓질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을을 저장한 장소의 문패로 대표되는 사물들을 통해 장소감을 재현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10월 19일 일요일까지 계속됩니다.
서울시청 나들이 겸 아이들과 함께 전시회에 방문해 보세요.
지금으로부터 그렇게 멀지 않은 시절의 서울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을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은 무료로 하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