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따뜻한 겨울을 준비합니다.
- 윤주화 남가좌 1동 복지통장님의 이야기-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입니다. 여기저기서 단풍 드는 고운 나뭇잎들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는 시기지요. 그러나 찬바람이 불면 마음 한 구석에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때여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문TONG 블로그를 통해 종종 어려운 이웃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복지통장님과 그 이웃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지요. 오늘은 모래내 시장에 있는 좌원상가에 사시는 윤주화 남가좌1동 복지통장(13통장)님을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올해로 복지통장을 맡은지 3년째 된다는 윤주화 통장님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TONG을 맞아주셨지요. 모래내 시장에 있는 좌원상가 3층에 살고 계시는데 이 상가 건물 1, 2층에는 어려운 형편의 이웃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워낙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많다보니 이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은 보증금이나 월세가 싼 곳을 찾아 이사를 자주 한다고 합니다. 윤주화 통장님은 이웃들에 관심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들이 동주민센터에서 쌀과 라면, 부식들을 지급받을 수 있게 애 써 주시고, 또 기초생활수급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계십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가정 방문하며 보내
하지만 모든 어려운 이웃이 동주민센터에서 쌀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윤주화 통장님은 이 분들께 통장 월급으로 들어오는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쌀이나 라면 등을 조금씩 사서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계십니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들이지요. 어떻게 그런 일을 시작하셨는지 물으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습니다.
“주민센터에 항상 쌀 등이 비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준비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는데 당장 먹을 쌀이 없는 분들을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답니다. 어려운 이웃이 많다보니 많은 양을 드릴 수 없이 그것이 안타깝지요. 그런데 때로는 이런 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간혹 있어요. 뭐하러 기쁘게 생각해요. 누군들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저도 일을 한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쉬는 날이면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의 사정을 묻고 몇몇 집을 방문하기도 하면서 보냅니다.”
직장을 다니면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지요. 휴일이 되면 무엇보다도 푹 쉬고 싶으실 텐데, 그 시간에도 이웃을 돌아보는 윤주화 통장님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지 않나요?
윤주화 남가좌 1동 복지통장님
“상가 건물 1층에 세 들어 사시는 60대 후반의 이00 님은 장애가 있는 아들과 단칸방에서 둘이 사시지요. 기초생활수급비로 한 달에 15만원 하는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지요. 한 번은 저의 집에 소금이 선물로 들어와서 소금을 한 봉지 담아다 드렸더니 무척 고마워하시며 집에 있는 김치를 주셨어요. 한사코 받지 않으려는 제게 ‘사람은 고마운 것을 알아야 해요. 조금 남은 것이라 미안하지만 받으세요.’ 라고 하셨지요. 이분은 항상 감자 한 알이라도 마음으로 보답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있으신 분입니다.”
복지통장으로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울까요?
“한 달에 한 두 가구는 이사를 가고 새로운 분이 이사를 옵니다. 대체로 보증금이 100만원 ~200만원이고 월세는 15만원~20만원인데 월세를 내지 못해서 보증금마저 받을 수 없게 되면, 불가피하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때 마음이 편치 않아요. 정말 추웠던 지난 겨울에는 이사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복도에서 몇 달을 지낸 이웃이 있었는데 그때 참 많이 아팠습니다.”
무더운 여름도 물론이지만, 매서운 추위가 닥치는 겨울도 어려운 이웃에게는 힘든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말연시에 특히, 이웃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이지요. 올 겨울에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제 사정이 나아져서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라
복지통장님이 이웃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통장일을 하면서 이곳에는 유난히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중에는 건강이 나쁘지 않은데도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분들이 있는데 그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몸이 건강하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타성에 젖어 누군가의 도움만을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그리고 어렵게 살다보니 서로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고 가끔 다투기도 하지요. 그러다보면 점점 마음의 담이 높아지지요. 닫힌 마음을 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닫힌 마음을 여는 일, 쉽지 않은 일이지요.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교류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복지통장님과 같은 분들이 더 많이 계시다면, 시간은 조금 걸릴지라도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성과 사랑으로 하는 이웃에 대한 봉사
윤주화 통장님께 힘찬 응원의 박수를!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일주일에 한 번 직장을 쉬는 날, 힘들게 살고 있는 이웃을 위하여 정성과 사랑으로 봉사하며,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윤주화 통장님께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 소외된 이웃이 다가오는 겨울을 조금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윤주화 통장님을 비롯한 서대문구 복지통장님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
글, 사진 : 블로그 시민기자 유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