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이만큼이나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지는 계절이죠. 전국의 명산들은 자기의 이름을 드높이려는 듯이 활활타는 불꽃같은 단풍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겨울의 황량함이 두려운듯 마지막 절경은 더욱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 이끌림은 비단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닌듯 수많은 사람들이 청명하게 시린 하늘 위에 수놓아진 구름의 흐름을 따라 정처없이 나그네의 길을 답습하며 멀리 저 멀리 떠밀려 가죠. 하지만 우리들이 만나는 것은 도로위의 수많은 차량들과 점점 비워가는 지갑, 그리고 온몸 가득히 짊어지고 오는 피로감뿐.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선 한마디씩 내밷습니다. '그래, 역시 집이 최고야.' 이런 답답한 일상에서 가벼운 산책으로 가을의 정취에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