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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기억을 불러오는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읽고!

함께해요 서대문/기자단이 본 세상 2018.11.29 10:29

가족에 대한 기억을 불러오는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읽고!

 

어느덧 만추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꽤 많은 첫눈이 내리기도 했지요. 겨울의 문턱을 밟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2016년에 출간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입니다. (저자 : 오기와라 히로시) 이 소설로 제155회 나오키상을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여섯 편의 단편을 읽으며 공감하고 때로는 울컥 차오르는 그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슬픔에 잠기기도 했고, 부모와의 헤어짐으로 길거리에서 내면의 고통을 끌어안아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과도 마주했습니다. 거의 가족을 주제로 한 소설이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섯 편의 소설은 <성인식>, <언젠가 왔던 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멀리서 온 편지>,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때가 없는 시계>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잔잔함과 유년을 지나 중장년이 되는 시간동안 겪었을 이야기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이지요. 그래서인가요. 어른들은 자주 이야기 하시지요. 아이들 키우는 부모는 남의 자식 흉을 보면 안 된다고요. 남의 자식 흉 본 이야기가 어느 날 내 자식의 흉이 되어 돌아 올 수 있기에 그렇다는 이야기를 저도 들으면서 살았습니다.

 

<성인식>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외동딸 스즈네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요. 잊을 수 없어서 고통스러운 부모의 마음... 스즈네의 사진을 들고 친구들과 함께 스무 살이 되었을 딸의 성인식을 대신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볼 때 딸을 영원히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여섯 편의 이야기 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다가 먹먹함에 한동안 눈을 감고 있었지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발소를 운영하다가 사업을 확장하고,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헤어짐을 겪는 남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이발임을 알고 인적 드문 바닷가에 작은 이발소를 차립니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손님이 앉은 의자 앞의 거울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이지요. 그가 겪은 이별의 슬픔과 사랑했던 흔적들, 아플 수밖에 없었던 지난 날, 그리고 자신을 믿고 찾아와 주었던 손님들과 시간은 바로 그의 인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 16년 만에 만나는 딸의 이야기인 <언젠가 왔던 길> 몇 해 전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신 제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투른 어르신들을 이해하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배웠지요.

 

<때가 없는 시계>는 아버지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가장으로서 겪어야 하는 책임감과,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 힘든 상황에서 가끔은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존재감을 느끼는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앗지요. 아버지가 그리워질 때쯤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라고 하지요. 적어도 지천명의 나이가 지나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나 봅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허하고 지나간 시간을 붙잡고 싶어지지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니과의 화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아버지의 허세를 이해하려고 한 적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연말에 뭔가 선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바다가 보이는 이발사>를 조용히 권해 봅니다.

 

제가 아는 어느 친구는 며칠 전 이 책을 읽고 주위에 몇 권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감동적이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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